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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반기문에 “정치 기웃거리지 마라” 직격탄

등록 2016-12-21 14:13수정 2016-12-21 15:03

“현직 눈치 보느라 노무현 대통령 조문도 못했던 사람이…
주판알 튕기는 기회주의로 대한민국의 미래 열 수 없어”

안희정 충남지사가 21일 “몸을 불사르겠다”며 대선 출마 뜻을 강하게 드러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정치에 기웃거리지 말라”고 조언했다.

안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국 특파원들과의 기자회견에서 나온 반 총장의 발언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안 지사는 “자신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그 슬픈 죽음에 현직 대통령 눈치보느라 조문조차도 하지 못했던 분입니다. 이제와서 변명하십니다”라며 “몰래 봉하 묘역을 다녀왔으며 해마다 1월1일이면 권양숙 여사께 안부 전화를 드린다고... 솔직히 그 말씀을 듣는 것조차 민망스럽기 그지 없습니다”라고 적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공격은 ”인격모독”이라며 목소리를 높인 반 총장을 재반박한 것이다.

안 지사는 “중부권 대망론과 친박계의 추대론을 은근히 즐기시다가 탄핵 바람이 불어오니 슬그머니 손을 놓고 새누리당 당 깨져서 후보 추대의 꽃가마가 당신에게 올 것이라 기다리고 계십니다”라며 “이리저리 태평양 건너 미국에 앉아서 여의도 정당 판의 이합집산에 주판알을 튕기는 기회주의 정치 태도, 정당이 뭐가 그리 중요하냐는 수준의 낮은 민주주의 인식으로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 수 없습니다”라고 지적했다. “국가가 없는데 정당과 파가 뭐가 중요하냐. 노론, 소론, 동교동, 비박 친박이 뭐가 중요한지 알 수 없다”는 반 총장 발언에 대한 비판이었다.

안 지사는 “정치판에 기웃거리지 않는 것이 한국 최초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했다는 국민과 우리 충청의 자부심을 훼손하지않는 유일한 길일 것입니다. 감히 그리고 간곡히 드리는 저의 말씀을 고까와 마시고 받아주시기 바랍니다”라고 글을 맺었다. 다음은 안 지사의 글 전문.

반기문 총장님.. 정치 기웃거리지 마십시오

자신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그 슬픈 죽음에 현직 대통령 눈치보느라 조문조차도 하지 못했던 분입니다.

이제와서 변명하십니다.

대통령 서거 2년 뒤,

몰래 봉하 묘역을 다녀왔으며 해마다 1월1일이면 권양숙 여사께 안부 전화를 드린다고...

솔직히 그 말씀을 듣는 것조차 민망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중부권 대망론과 친박계의 추대론을 은근히 즐기시다가 탄핵 바람이 불어오니 슬그머니 손을 놓고 새누리당 당 깨져서 후보 추대의 꽃가마가 당신에게 올 것이라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러면서 국민을 위하는 길에 정당이 뭐가 중요하냐고 일갈하십니다.

저는 평생 민주주의와 정당정치를 해 온 사람입니다.

오늘 비록 여의도 정당정치가 온통 줏대 없는 기회주의, 철새 정치의 온상이 되었지만 우리가 추구해야 할 민주주의는 민주주의 정당들이 국민의 뜻을 받들어 책임정치를 할 때 저 촛불 광장의 민의는 영속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대통령 한 번 해보시겠다는 분들이 대선때마다, 총선때마다 유불리에 따라 당 간판을 바꾸고 대권 주자 중심으로 이리 뭉치고 저리 뭉쳐서 원칙없는 떳다방식 기회주의 정당 정치를 하는 것이 문제이지 민주주의 정당정치-책임정치가 필요없다는 말은 아닐 것입니다.

자신이 모시던 대통령의 죽음 앞에 조문조차 하지 못하는 신의없는 사람, 태평양 건너 미국에 앉아서 이리저리 여의도 정당 판의 이합집산에 주판알을 튕기는 기회주의 정치 태도, 정당이 뭐가 그리 중요하냐는 수준 낮은 민주주의 인식으로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 수 없습니다.

정치판에 기웃거리지 않는 것이 한국 최초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했다는 우리 국민과 충청의 자부심을 훼손하지않는 유일한 길일 것입니다.

감히 그리고 간곡히 드리는 저의 말씀을 고까와 마시고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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