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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3차 담화는 “패 좀 돌려보겠다는 힘 실린 음성”

등록 2016-12-01 11:05수정 2016-12-01 11:16

조동욱 교수, 박 대통령 대국민담화 분석
29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를 보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29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를 보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퇴진 일정을 정해달라”고 국회에 책임을 떠넘긴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담화는 고스톱으로 치면 “패 한 번 돌려야겠다”는 정도의 상당한 의지가 실린 음성이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음성분석 전문가인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정보통신과학과)는 1일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의) 목소리 톤이 2차 때와 조금 비슷하지만 음성에 실리는 힘이 2차 때에 비해서 3차는 1.4배가 증가했다”며 “20데시벨 이상 증가했다. 상당한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교수는 “우리가 이야기를 할 때 중간에 조금 쉬는데 그걸 잘 하면 음성의 전달력이 올라가고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동의를 하고, 생각하게 한다”며 “그런데 3차 담화 때는 이 부분을 굉장히 잘 구사하고 뭔가 느낌이 오게 담화를 끌고 갔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나름의 자신감을 가지고 메시지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조 교수는 “1차 담화는 평범하게 국면전환용의 음성이었고 2차 담화는 음 높이는 평상시 톤인데, 음성에 실리는 힘은 하나도 없었다”며 “굉장히 기운이 빠져 있고, 속된 말로 ‘밀려서 고스톱 치는’ 마지못해서, 어쩔 수 없어서 사과를 할 수밖에 없는 느낌이었다”고 표현했다. 그런데 3차 때는 “밀려서 친다기 보다는 ‘패 한 번 돌려야 되겠다’ 하는 식으로 의지가 있는 음성”이었다고 조 교수는 분석했다.

조 교수는 “과거에 박 대통령 음성은 여성 중에서는 톤이 좀 낮은 편이었지만 남성 평균치를 상회하는 힘이 실려 있었다”며 “함부로 덤빌 수 없는, 위엄이 느껴지는 게 박 대통령의 본래 음성이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세월호 사건 발생하고 추석 임박해서 대국민 담화가 나오는데 말끝을 좀 끌었다. 말끝을 끈다는 건 정서에 호소할 때 쓰는 화법”이라며 “다시 낮은 톤에 힘이 실리는 음성으로 원위치 했다가 요즘 가장 큰 변화가 지난 11월 4일(2차 담화)이었다”고 했다. 조 교수는 “최순실 관련해서 언급했을 때 완전 초상집 분위기였다”며 “안정도에 관한 수치들이 낮게 나오고 그런 상황으로 흘러왔다”고 덧붙였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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