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전 의원이 2016년 8월,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늘푸른한국당 창당 발기인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후보 출마하려는데 ‘그 지역에 가면 안 된다, 다른 지역에 가라, 안 그러면 너 뒷조사해가지고 사달을 낸다.’ 이런 식으로 하면… 이건 완전히 협박이잖아요. 이건 후보 불출마를 협박하는 건데, 이것보다 더 큰 선거법 위반이 있겠어요? 이걸 어떻게….”
김성회 전 의원의 지역구 경선 출마를 제지하는 녹음파일이 공개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최경환·윤상현 의원을 검찰이 무혐의 처분한 행태에 대해 이재오 전 의원이 이렇게 비판했다.
늘푸른한국당 창당추진위원장인 이 전 의원은 13일 와이티엔(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전화로 대놓고 ‘너 말 안 들으면 사달 난다. 뒷조사한다’ 이건 완전히 공갈 협박이고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라며 “협박범은 전부 무혐의 처리하고 야당 대표는 얼마나 중한지 모르겠지만 기소하고. 국민의 상식의 잣대를 벗어나면 안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검찰이 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을 수사할 때 여야의 형평을 맞춘다는 게 말이 되나. 죄질에 따라서 기소하고 안 하고 해야지 숫자 맞히기 놀음 하면 되겠냐”고 비판했다.
개헌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이 전 의원은 개헌에 반대하는 정치인들을 하나하나 비판하기 시작했다. “개헌은 정치권이 주도하면 안 된다”고 발언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를 향해서는 “정치적으로 영향력이 없다. 이미 청와대 심부름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으니까. 대통령 말에 거역하는 것은 정의가 아니라고 취임 일성부터 규정을 해버렸는데 무슨 영향력이 있겠냐”고 촌평했다. 개헌론자들을 향해 “한가한 사람들”이라고 발언한 안철수 의원과, 야권의 유력한 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에게는 “지금 거론되는 사람들이나 이 어려운 나라를 이끌 감이 안 된다고 보는 것 아니냐. 자기네들이야말로 한가한 사람들”이라고 싸잡아 비판하며 야당이 박근혜 정권을 상대로 기대에 못 미치는 싸움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르·K스포츠, 그렇게 떠들면서 야당이 그거 하나 제대로 못 짚어낸다. 국회에서 농림부 장관 해임안 건의해놓고 그거 하나 사퇴 못 시킨다. 그런 야당의 지도자들이 무슨 대선 운운하고 정말 한가한 소리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김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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