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비유적으로 표현하면 이 나라가 꼭 여왕 왕국 같아요. 국가기관들은 마치 중세의 근위대 같은 느낌, 오로지 여왕을 위하여. 그래서 민주주의도 파괴되고 국민 중심이 아니라 개인, 특정인 중심의 국가권력이 돼 버렸다. 그런데 말도 못 하고 다 참고 이러고 살고 있지 않습니까?”
이재명 성남시장이 지난 4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출석하면서 박근혜 정부를 “독재정권”이라고 규정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시장은 6일 PBC ‘열린 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 인터뷰에서 “어떤 개인이 ‘여당에 불리한 기사를 왜 리트윗했느냐, 선거법 위반’이라며 선관위도 문제삼지 않은 사소한 고발 이유로 (검찰에) 소환을 당했다. 결국 제 입을 막기 위한 재갈 물리기, 흠집내기였던 것 같다”며 “독재정권 때나 있는 이런 것들을 우리가 이겨내야 된다, 저라도 시작하겠다, 그 본질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또 그에 대해서 정말 엄정한 자세로 싸워나가겠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말씀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근혜 정권 정경유착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는 전경련에 대해 이 시장은 “우리 사회 최대 기득권자들의 카르텔”이라며 “성공한 기업들끼리 연대해서 정경유착의 창구로 활용되는 그런 상황은 이제 벗어나야 한다. 기득권자들의 카르텔은 해체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에 대해서는 “국가권력이 국민을 사실상 살해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시장은 “고압의 물대포를 가까운 거리에서 직접 머리를 향해서 쏘고 쓰러진 사람을 향해서도 계속 머리를 향해서 쏘고 있었다”며 “이건 과실치사도 아니고 형법적으로 미필적 고의, ‘죽어도 어쩔 수 없지’ 이런 것들을 용인한 고의적 살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책임을 묻기는커녕 ‘미안하다, 유감이다’ 이런 얘기도 하지 않는 국가가 도대체 나라냐, 정부냐”며 “나는 죽여도 되고 너는 안 된다, 세상에 그런 게 어디 있냐.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과거로 퇴행하다보니까 특히 권력을 행사하는 쪽의 윤리·도덕의식이 완전히 사라져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야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이 시장은 “가능한 한 빨리” 대선 출마를 선언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사실상 결정은 다 했는데 공식 선언만 남겨놓은 상태”라며 “(야권의) 최종 후보는 현재 상태가 유지되기보다는 바뀔 가능성이 훨씬 더 많다고 보고, 물론 기대 섞인 전망으로 제가 그 중심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 이런 상태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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