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이정현 대표가 11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의 새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11일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새 지도부의 점심식사에서 오간 대화 내용을 직접 브리핑했다. 브리핑 과정에서 박 대통령을 향한 존경심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사드 문제에 대해 “엄중한 안보 현실에 대해 대통령과 참석자 전원이 공감했다”며 “전자파 유해성과 썩은 참외 소문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최고위원들이 말했다”고 전했다. 강석호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과 티케이(TK) 의원 면담 당시 나왔던 사드 배치를 위한 “‘제3지역 검토’ 진행을 해주시는 게 좋겠다”고 요청했다고 한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과 관련해 농수축산업계의 우려를 전달하며 시행령 수정을 건의하자 박 대통령은 “시행령은 국회에서 법을 만들면 그 법의 취지에 맞게 하는 것”이라며 “해결이 필요한 문제”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점심식사를 마친 뒤 박 대통령과 25분간 독대했다. 이 대표는 “(독대하며) 국정과 민생에 대한 것, 당 운영 복안 등 의미있는 대화를 나눴고 자주 연락 드리겠다고 말씀드렸고, 대통령이 알았다고 기꺼이 답변 해주셨다”고 말했다.
청와대 정무·홍보 수석 출신으로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모셨던 이 대표는 브리핑 중간중간 박 대통령의 ‘스타일’을 소개하며 대통령을 추어올렸다. 김영란법 시행령 수정 건의에 이 대표는 박 대통령이 “특유의 원칙을 말했다”고 평가했다. 여당 대표로서 대통령을 만난 소회가 어땠냐고 묻자 이 대표는 “13년간 박 대통령을 뵈었다. 제가 박 대통령께 느끼는 본받고 싶은 건 일관성이다. 박 대통령은 일관성 없는 정책을 나쁜 정책으로 생각한다”며 “대통령은 사안에 대해 상당히 깊이있게 준비한다. 일관성 있게. 국가·국민 말고 다른 거 생각하는 게 있을까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04년부터 일해온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 없게 느껴서, 당대표 돼서 만난 어색함이나 이런 거 느끼지 않았다”며 “국가·국민에 관한 한 격의없이 옛날처럼 대화하고 건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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