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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윤리위원장 인선 또 불발

등록 2016-07-18 18:59

여형구 신부 끝내 고사
부구욱 총장에 이어 두번째
윤리규정 강화했지만
위원장직은 공석
새누리당이 중앙윤리위원장으로 내정했던 여형구(73·서울대교구 원로사목자) 신부가 당직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당에 전달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앞서 새누리당은 부구욱(영산대 총장) 윤리위원장 내정자가 ‘가족채용 논란’으로 자진사퇴하자 지난 13일 여 신부를 후임으로 앉히겠다고 발표했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통화에서 “교회법에 정치·정당 활동이 금지돼있고, 서울대교구도 특정 정당의 당직은 맡지 않는 게 좋다는 입장이었다. 윤리위원장이 된다고 해서 당직을 갖게 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수락할까 고민했지만 결국 거절하셨다”고 말했다.

여 신부는 새누리당의 내정 발표 당일 ‘고사하겠다’는 입장을 교구 쪽에 전달했다고 한다. 교구 관계자는 “새누리당의 제안을 받고 여 신부가 ‘3일 정도 고민할 시간을 달라’고 했는데 당이 먼저 내정 사실을 발표해버렸다. 그 직후 ‘위원장직을 맡지 않을 것’이라고 교구에 알려왔다”고 밝혔다.

김현아 새누리당 대변인도 이날 오후 “당 윤리위원장으로 내정되신 여형구 신부님께서 윤리위원장직을 고사하시겠다는 뜻을 전해오셨다. 우리 당은 신부님의 뜻을 받아들여 오늘 날짜로 사임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조속히 신임 윤리위원장에 적합하신 분을 찾아 인선할 예정이다. 잠시나마 뜻을 같이해주신 여형구 신부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은 최근 두 차례 연속 지도부가 내정한 윤리위원장이 공식 임명 직전 그만두게 됐다. 새누리당은 지난달 ‘파렴치한 행위'로 기소된 당원을 입건 즉시 당 윤리위에 회부토록 하는 등 윤리위 규정을 강화하며 당 정비에 나섰으나, 정작 윤리위원장을 못 구하고 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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