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세론에 안주하면 2002년 이회창 후보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며 “변신의 노력을 치열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6일 <한겨레TV> ‘더정치’(진행 김태규·성한용)에 출연한 김 의원은 문 전 대표를 “제일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은 후보”로 꼽으면서도 “부동의 1위 후보라고 안주하고 지금까지 해왔던 정치패턴과 지도력의 모습으로는 (대선의) 벽을 넘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회창 대세론’이 무너지던 2002년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회창 후보가 개혁적·도덕적 보수가 아니고 “티케이·민정계에서 업혀서” 진용을 꾸렸고 국민들로부터 이 사람이 아닌 것 같다는 비토 세력이 형성되면서 “패배의 요인이 잉태됐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똑같은 이야기를 문재인 후보에게 하고 싶다”며 “문재인이 편협, 편벽한 사람이 아니라 열려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폭넓은 정치, 포용의 정치, 광폭행보를 열심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도층 유권자가 안심하고 표를 줄 수 있는 후보가 되면 문재인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부산사람들이 해달라는 신공항은 안 해주고 싫다는 신고리 원전은 신규 허가 내주고 이게 뭐냐. 부산을 무시하고 홀대하는 거냐는 여론은 여전히 왕성하다”며 최근의 부산 민심을 전했다.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 모임’ 대표이기도 한 김 의원은 “(저는) 30~40년 뒤에는 한반도에서 원전을 다 없애자는 장기적 원전 폐지론자”라며 “원전 밀집에 대한 안전성 평가가 제대로 안 됐기 때문에 (원전 건설 결정) 무효 소송이나 가처분 신청이라도 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16·17대 때 서울 광진갑에서 재선을 한 뒤 8년 만에 국회로 돌아온 김 의원은 2004년 17대 국회 당시 열린우리당을 “108명의 초선의원과 에너지가 넘쳤던 정당”으로 기억했다. 김 의원은 “당시 에너지가 너무 넘쳐서 정당으로서의 안정감을 주지 못해 국민에게는 어느 쪽으로 가는 정당인지 모르겠다는 인상을 줬다”며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은 당의 결정이 나면 일사불란하게 따르려고 애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법안 발의나 회의 출석 등 의원들 개인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내년 대선까지는 개인 플레이를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는 컨센서스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한겨레 더정치’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