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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보좌관 경력이 대기업·지자체 재취업에 도움 되니…”

등록 2016-07-01 10:16수정 2016-07-04 15:43

익명 보좌관이 밝힌 ‘가족채용’의 이유
20대 국회 개원을 알리는 펼침막이 국회 본청 앞에 붙어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20대 국회 개원을 알리는 펼침막이 국회 본청 앞에 붙어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친인척을 고용하는 것이 당연시 될 때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지금 약화된 그런 상황입니다.”

1일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응한 익명의 국회의원 보좌관은 ‘보좌관 친척 채용’이 “노무현 정부가 들어선 뒤인 17대 (국회) 이후”로 많이 줄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보좌관은 신원 공개를 걱정해 음성을 변조하고 인터뷰에 응했다. 이 보좌관은 서영교 의원의 가족채용을 ‘종합판’이라고 규정하며 “많이 줄었는데 모두가 당혹스러운 건 ‘이렇게 운영이 됐어?’ 하고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보좌관은 “등록을 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딸이라든가 조카, 친척 이런 경우라서 지금 밝혀지는 것”이라며 “근무하다가 ‘너네방에 누가 보좌관으로 있다는데 어떤 분이냐’고 물어보면 이제 당에서 ‘사실은 이렇다’ 이렇게 알려져서 알려진 게 많다”고 말했다.

그는 친척 채용이 만연한 이유로 보좌관 일이 ‘재취업에 유리한 경력’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보좌관들이 고급정보를 접하고 시야도 넓어지기 때문에” 국회 보좌관 경력이 지방자치단체나 대기업 등에서 요구하는 인력이 된다는 거다. 그래서 “의원님들은 당연히 자기 딸이나 아들, 친척들이 이런 자리를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그런 욕구가 생기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의원들이 보좌관 월급을 떼어가는 행태는 ‘돈이 없어서’라고 했다. 정치혐오 정서 때문에 후원금 모금은 쉽지 않은데 돈 쓸 곳은 많으니 보좌관 월급에 손을 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보좌관은 “토론회를 하든 뭐를 하든 써야하는데 돈이 없으니까 갹출을 하게 된다”며 “지역구 사무실 운영비가 많이 든다. ‘십시일반 하자’고 시작을 하는데 인사권 가진 분이 그렇게 (얘기)했으면 할 수밖에 없는 그런 분위기”라고 했다.

그는 “밖에서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이 아니었던 어려운 의원실이 있다. 돈이 있는 의원님들도 그러시는 게 더 이해가 안 간다”며 “(의원들이) 내 수당의 일부 중에 너네한테 주는 거라고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해결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언니가 보고있다 #24_우리가 안철수를 너무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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