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BAR

박 대통령 머릿속 ‘국민’이란?

등록 2016-04-27 16:38수정 2016-04-28 14:57

정치BAR_간담회 발언으로 분석한 대통령의 ‘생각’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오찬행사에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오찬행사에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의 ‘생각’은 ‘국민’으로 가득차 있다고 볼 수 있을까?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의 점심식사에서 나온 박 대통령의 발언을 분석했다. ‘그런’, ‘이런’, ‘그래서’, ‘이렇게’ 등의 말버릇 같은 지시형용사, 접속어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박 대통령 간담회 발언을 어절 단위로 분석한 워드 클라우드]

 

별 의미 없는 이런 어절을 제거하고 명사 단위로만 따져보니, 구체성을 띤 보통명사 중에 박 대통령이 가장 많이 사용한 명사는 ‘국민’으로 모두 60차례 등장했다. 그가 국민을 언급한 부분을 보면 “국민을 위해”라며 사명감을 강조한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 자신만의 생각에 객관성을 불어넣기 위해 ‘국민’을 끌어다 썼다.

구체성을 띤 보통명사 중에 박 대통령이 가장 많이 사용한 명사는 ‘국민’으로 모두 60차례 등장했다. 그가 국민을 언급한 부분을 보면 “국민을 위해”라며 사명감을 강조한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 자신만의 생각에 객관성을 불어넣기 위해 ‘국민’을 끌어다 썼다.

국민들이 볼 적에도 국회가 양당체제로 되어 있는데 서로 밀고 당기고 이러면서 되는 것도 없고 정말 무슨 식물국회라고 보도에도 봤지만 그런 식으로 쭉 가다 보니까 국민들 입장에서는 변화와 개혁이 있어야 되겠다 하는 그런 생각들을 하신 것 같아요. 국민의 입장에서 동물국회 아니면 식물국회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 국민의 입장이다 하면 이것 굉장히 국민으로서는 난감하다 이거죠.”

“제 마음이나 또 국민 마음이나 같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초심을 항상 지키면서 사심 없이 오로지 국가, 국민 잘되는 것만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되기를 누구나 바라지 않을까, 이 자리에 계신 분들도 그러실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박 대통령 간담회 발언을 명사 별로 분석한 워드 클라우드]

‘국회’는 모두 29차례 언급했다. 몸싸움이 빈발했던 행태를 꼬집는 ‘동물국회’(3회), 몸싸움은 사라졌으나 여야 간 합의 안 된 법률 처리가 어렵게 된 상황을 빗댄 ‘식물국회’(4회)라는 낱말도 포함된 수치다.

국회 때 전혀 협조를 안 해 주고…”
“지난 19대 국회 때 계속 호소하고 그런 것이…”
“이런 부분은 전향적으로 국회 쪽에서 생각을 해 주셨으면…”
국회도 협조할 것은 확 해 줘가지고”
국회에서 통과가 안 되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에게 국회는 “전혀 협조를 안 해주고” 대통령이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계속 호소”해야 하는, 그래서 앞으로는 “전향적으로” 자신에게 “협력해줄 거는” 해줘야 하는 그런 존재였다. 18차례 사용된 ‘통과’라는 낱말은 ‘국회’와 자연스레 한 묶음으로 등장했다.

“최근에 통과가 된, 그것도 오래전부터 통과시켜달라고 애원 애원을 해 가지고 작년에 겨우 통과된 게 크라우드펀딩법입니다. 그것도 진작에 통과됐으면 많은 사람들이 더 혜택을 입었을 텐데 어쨌든 통과가 돼서…”

“통과가 안 되고 있다”는 서술과 함께 여러 법률이 등장했다. 대학구조개혁법, 서비스산업발전법, 파견법 등의 대통령 관심법이었다.

침체에 빠진 한국경제에 대한 근심은 많아 보였다. 박 대통령은 ‘일자리’와 ‘경제’를 각각 28차례 사용했다. 기업은 24차례 나왔고 구조조정도 10차례나 언급됐다. 11차례 등장한 ‘세금’을 늘리는 문제, 즉 증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경향이 뚜렷했다. “세금을 올리는 문제는 항상 마지막 수단이 돼야”, “먼저 세금 올리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들을 최선을 다해서 하고”, “세금 얘기를 한다는 것은 국민한테 면목이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유승민 의원의 발언을 ‘당헌 위배’로 몰아갔던 새누리당 친박들과 같은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셈이다.

박 대통령이 구사한 추상명사로는 ‘생각’이 71회로 가장 많았고 ‘문제’가 66회였다. 역사교과서, 개성공단, 미세먼지, 위안부, 전월세, 주거, 북한, 청년실업, 복지, 사교육비, 복당, 증세 등이 ‘문제’로 거론됐다. 25회 등장한 ‘노력’은 정권의 노고를 내세우거나(“잘못된 관행은 계속해서 제거하는 노력을 열심히 하고 있고”) 국회에 파트너십을 요청하는 게 대부분이었다.(“우리가 서로 협조하고 더 좀 노력을 해서…국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그런 것이 되도록 같이 노력해보자”)

회견 내용을 종합하면 박 대통령은 자신과 ‘국민’을 동일시하고 있었다. 국회는 자신의 호소에도 법안 통과가 매우 어려운 집단이어서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요구되는 곳이고 증세는 “국민에게 면목없는 일”이다. 총선에서 처절한 심판을 받았는데도 크게 바뀌지 않은 그의 ‘생각’이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 정치BAR 페이스북 바로가기
◎ 정치BAR 텔레그램 바로가기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탄핵 전후 한결같은 ‘윤석열 머리’…“스타일리스트가 했다” 6.

탄핵 전후 한결같은 ‘윤석열 머리’…“스타일리스트가 했다”

[영상] 김민석 “국힘, 100일 안에 윤석열 부정하고 간판 바꿔 달 것” 7.

[영상] 김민석 “국힘, 100일 안에 윤석열 부정하고 간판 바꿔 달 것”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