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울해요. 그래도 상록을은 끝까지 봐야죠…”
13일 오후 10시45분 안산단원갑 개표장이 설치된 올림픽기념관에서 만난 시민 이윤성(45)씨는 새누리당 후보가 안산의 선거구 4곳 중 3곳에서 앞서가자 “나 아니면 안된다는 정치권의 오만함이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며 안타까워 했다.
경기 안산은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3곳, 새누리당 1곳이 당성됐으나 이번에는 새누리당 소속인 김명연 후보(단원갑)가 38.98%, 박순자 후보(단원을)가 39.57%, 홍장표 후보(상록을)가 33.98%로 각각 1위(13일 오후 10시30분 기준)를 달렸다.
19대 총선에서 30석을 경기도에서 얻은 더민주가 이번에는 경기도 개표율 81.6%를 기준으로 더불어민주당이 40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안산지역에서는 야당 의석수가 3석에서 1석으로 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가 가장 많았던 안산에서는 시민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세월호 진상 규명에 나서줄 후보 선택과 야권 후보 단일화를 호소해왔다.
하지만 활동시한이 끝나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시한 연장과 특별검사 도입을 통한 진상규명 등의 내용이 포함된 ‘후보자 합동서약식’에 새누리당 후보 3명은 참여하지 않았다. 또 4개 선거구에서 12명의 야권 후보가 난립하자, 시민들이 야권 후보 단일화를 호소했지만 국민의당 반발로 무산됐다.
안산시민대책위 위성태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피해지역인데, 정말 안타깝다. 다른 지역은 몰라도 세월호에 소홀한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 자체가 안타깝고 세월호 진상 규명 운동을 열심히 한 분들과 참사 피해자 가족들이 충격이 크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단일화 실패에 따라 여당이 어부지리를 얻으면서 지역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책임론이 커질 전망이다. 단원갑에서 고영인(더민주) 후보가 36.48%, 김기완(국민의당) 후보가 21.86%였고, 단원을에서는 손창완(더민주당) 후보가 24.94%, 부좌현(국민의당) 후보가 32.13%로 야당 쪽 표가 각각 57%를 넘었고, 상록을에서도 야당 후보 표는 65%를 넘었다. 안산/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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