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 분당갑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당선인은 "분당(갑)은 야당 후보가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 곳이었다"며 "대한민국과 분당 판교의 성공신화를 꼭 이루겠다"고 소감을 밝혔다.연합뉴스
4·13 총선
20년 넘게 보수당 텃밭으로 분류되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이변’이 일어났다. 더불어민주당 분당갑 김병관(43·웹젠 이사회 의장) 후보와 같은 당 분당을 김병욱(50·전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정책특보) 후보가 예상을 뒤엎고 나란히 당선됐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권혁세(59·전 금융감독위원장)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김병관 후보는, 그동안 이달 초 각종 여론조사에서 최대 15%포인트 이상 권 후보에게 뒤졌으나 선거일을 일주일 앞두고 4~6%포인트까지 격차를 좁히며 추격했다. 하지만, 이곳은 단 한 차례도 보수성향 후보가 패배한 적이 없는 선거구여서 김 후보 당선에 대해선 비관론이 우세했다.
그러나 선거 막판인 지난 11일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가 이른바 ‘댓글 알바’ 의혹으로 권 후보를 검찰에 수사의뢰했고, 김 후보 쪽은 “2012년 대선에서 국정원을 비롯한 국가기관이 총동원돼 벌어 ‘댓글 부정선거’의 악몽과 똑같은 선거범죄를 저질렀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이에 권 후보는 “정치적 모략”이라며 맞불을 놨지만, 유권자들의 신뢰를 얻기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김병욱 후보가 당선된 분당을은 2011년 당시 임태희 한나라당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발탁되면서 그해 4월27일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이곳 역시 보수성향이 강해 야당의 당선이 어려웠으나,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당선돼 화제가 됐다. 당시 김 후보는 자신이 모셨던 손 전 대표에게 후보직을 양보해 이른바 ‘정치적 의리’를 지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분당을에는 ‘친박’으로 분류된 새누리당 전하진(57) 의원과 공천에 불만을 품고 같은 당을 탈당한 임태희(59) 후보가 각축을 벌여왔지만, 지역 아파트 동대표회장 등을 맡으며 꾸준히 표밭을 갈아온 김 후보가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김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손학규 전 대표 당선 때와 같은 ‘제2의 분당대첩’을 만들어 달라”며 호소했다. 성남/김기성 기자player009@hani.co.kr
13일 실시된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 경기 분당을 선거구에서 당선이 유력해진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후보가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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