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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찾은 서청원, “씻을 수 없는 잘못”유승민 때리기

등록 2016-04-08 17:21

“대구의 우리당 출마자들이 시민 여러분께 반성과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 것도 알고 있습니다.”

서청원(73)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10시30분 새누리당 대구시당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말했다. 지난 6일 오후 3시 새누리 대구경북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은 최경환 의원과 새누리 대구지역 후보 11명(지역구 10명·비례 1명)이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함께 큰절을 하며 ‘사죄 행사’를 한 것에 대한 자평이었다. 서 위원장은 옆에 있던 조원진 후보(달서구병)를 가리켜 “국회에 들어와 박근혜 대통령과 당을 위해 큰 재목으로 쓰이고 있다”라고 극찬했다.

서 위원장은 ‘야당 발목잡기론’도 다시 꺼내들었다. 서 위원장은 “야당은 사사건건 정부의 발목을 잡고 경제살리 법안, 일자리 법안, 안보 법안, 어느 것 하나 통과시켜 주지 않았다. 우리당이 과반의석에 실패한다면 ‘식물국회’에 이어 박근혜 정부도 ‘식물정부’가 될 수 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는 지난 2012년 4월 치러진 제19대 총선에서 300석 가운데 과반이 넘는 157석을 가져갔다. 그해 12월 치러진 제18대 대선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됐다.

서 위원장은 또 “청년들은 고용절벽에 직면해있고 젊은이들은 결혼과 출산의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집권여당이 총선에서 과반의석도 확보하지 못하고 국정운영에 실패한다면 이런 안팎의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겠느냐”라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정부와 보조를 맞추고 진심으로 대통령을 도울 수 있는 우리 새누리당 후보들을 국회로 진출시켜 달라”라고 호소했다.

통계청이 지난 4월7일 발표한 ‘2015년 혼인·이혼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조혼인율(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은 5.9건으로 1970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로 가장 낮았다. 통계청이 지난 3월16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을 보면 청년층(15~29살) 실업율은 12.5%로, 실업자 기준(구직기간 1주일에서 4주일)이 바뀐 1999년 6월 이후 가장 높았다. 올해는 박근혜 정부 4년차다.

서 위원장은 이날 ‘유승민 때리기’도 이어갔다. 서 위원장은 지난해 6월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 사태를 언급하면서 “씻을 수 없는 잘못을 한 것이며, 새누리당 공천과정에서 바로 이런 점들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유 후보를 비판했다. 또 유승민계를 겨냥해서는 “이분들은 친박연대와 같은 일방적인 피해자가 아니다. 오히려 피해자는 박근혜 정부이고, 새누리당 당원이며, 국민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6월25일 박 대통령은 당시 유승민 새누리 원내대표와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가 합의해 통과시킨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박 대통령은 “국회법 개정안은 사법권을 침해하고 정부의 행정을 국회가 일일이 간섭하겠다는 것”이라면서 “배신의 정치를 선거에서 국민들이 심판해달라”라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다음날 “박근혜 대통령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몇 차례나 고개를 숙였지만, 그는 결국 친박계의 압력으로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원내대표직을 내려 놓으면서 “저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라는 말을 남겼다.

국회법 제98조에는 ‘상임위원회는 대통령령·총리령 및 부령에 대해 법률의 취지 또는 내용에 합치되지 아니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소관 중앙행정기관의 장에게 그 내용을 통보할 수 있다’라고 돼 있다. 당시 유승민 원내대표가 야당과 합의한 국회법 개정안은 ‘통보할 수 있다’는 문구를 ‘수정·변경을 요청할 수 있다’로 바꾼 것이 핵심이었다.

서 위원장은 이날 대구에서 무소속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추경호(달성군), 양명모(북구을), 이인선(수성구을), 정종섭(동구갑) 후보의 선거지원 유세를 했다. 유승민 후보(동구을)는 이날 오전 9시 대구 북구 산격3동 주민센터에서 류성걸(동구갑), 권은희(북구갑) 후보와 함께 사전투표를 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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