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BAR

서기호 의원, 필리버스터 끝내고 “총선 불출마”

등록 2016-02-26 15:58수정 2016-02-26 17:04

정치BAR_후원금 답지에 “지역구 의원으로 부족…받을 자격 없어”
정의당 비례대표 서기호 의원이 2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총선 불출마 기자회견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당 비례대표 서기호 의원이 2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총선 불출마 기자회견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기호 정의당 의원이 2월26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마무리한 직후였다. 이날 5시간이 넘는 필리버스터를 마치고 국회 정론관에 나타난 서 의원은 기자회견문을 읽어내려갔다. “불출마 결심은 더 일찍 하게 되었지만 뜻밖에도 테러방지법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시작되었고, 아직 진행 중이어서 불출마 발표를 망설였”고 “끝까지 테러방지법 통과를 저지하고 제 입장을 말씀드리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서 의원은 또 “제가 본회의장에서 토론을 하는 동안 많은 분들이 후원금을 보내주시고 총선에서 당선됐으면 좋겠다며 응원해주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더 늦기 전에 총선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것이 그분들에 대한 도리라고 판단했다”며 불출마 선언을 앞당긴 이유를 설명했다.

서 의원은 전남 목포 출마를 준비하면서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지역 주민들의 정치 지도자 역할을 할 수 있으려면 때로는 표를 얻기 위해 소신과 다른 말을 해야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그러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목포를 책임질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충분한 자격이 있는지, 준비는 되었는지’에 대해 제 스스로에게 물어왔다. 결론적으로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며 “지금은 제가 물러설 때”라고 말했다.

의석이 5석에 불과한 소수정당인 정의당으로서 현역의원의 불출마는 아쉬운 대목이다. 서 의원은 “국민 여러분이 정의당 국회의원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주시길 부탁드린다. 오랜동안 사회적 약자, 소수자를 헌신적으로 대변해온 정의당을 미래를 위한 정당으로 만들어주시길 간곡하게 호소한다”며 눈물을 훔쳤다.

서 의원은 2009년 판사 시절,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 사건을 비판하는 판사회의 소집을 주도했으며 SNS에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을 올린 뒤 판사 재임용에 탈락했으나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의정활동을 해왔다.

다음은 불출마 선언 뒤 일문일답.

Q. 지도부와 상의했나?
A. “심상정·정진후 대표께 말씀드렸다. 안타깝다는 말씀 있었다.”

Q. 정의당에 현역의원 적고 인물 부족하다고 하는데, 불출마 판단 어렵지 않았나?
A. “그래서 많이 고민했고, 너무 죄송하다.”

Q. 박지원 의원 파기환송이 오늘 결정에 영향준 건가?
A. “기자회견문 나온 내용 그대로다. 제가 부족하기 때문에 불출마하는 것이다.”

Q. 어떤 부분이 아쉬운가?
A. “많은 분이 성원해주셨는데 그분들에게 기대에 못미치는 결과 나와서 많이 죄송하다.”

Q. 여론조사 2위여서 도전해볼 만한데, 결정적 계기 있었나?
A. “전 스스로 자기검열을 강하게 하는 사람이다. 내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데 지지율이란 건 별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제 스스로 당당하게 목포 주민들에게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서 2등 지지율은 의미없다 생각했다.”

Q. 재보선이나 그 다음 총선 생각 안 한다고 했다는데 정계은퇴 선언으로 봐도 되나?
A. “정계은퇴는 거물급 정치인들이 하는 거라 생각한다. 이제 비례대표한 사람이 정계은퇴란 표현은 안 맞는다고 생각해 ‘쉼표’란 표현 썼다. 당분간 제 자신 좀 돌아보고. 세상을 바꾸는 것이 저의 목적이었다. 국회의원 배지가 목적 아니었다. 세상 바꾸는 데엔 ‘여의도 정치’만 있는 게 아니다. 다른 일로도 기여할 수 있다면 길은 달라질 수 있다.”

Q. 불출마를 필리버스터 전에 생각한 건가?
A. “필리버스터 결정 전에 이미 불출마 결심 선 상태였다. 결정적 계기는 제가 필리버스터 진행 중에 저희 사무실로 후원금 보내주겠다고 많이 전화 왔다고 해서, 그분들은 총선 당선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주셨을 텐데 불출마 선언 늦어지면 그분들에게 거짓말하는 게 되고. 전 그 후원금 받을 자격이 없다.”

Q. 신념과 다른 말을 해야 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했는데 어떤 사례인지.
A. “예를 들면, 목포에 유달산에서 고하도 연결하는 케이블카 설치 논의가 한창이다. 그런데 환경보존이라는 측면을 생각하면 사실 바람직하지 않다. 이것이 저의 신념인데, 목포 시민들은 지역경제 발전을 중요하게 생각하셨고, 침체된 목포 경제를 살리기 위해 여수처럼 케이블카 도입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 제가 당선되기 위해서는 케이블카 설치에 찬성하는 듯한 말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예를 들면 바로 그런 거다.”

Q. 정의당 입장에서 비례대표 의원 불출마가 기득권 내려놓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당에 필요한 역할 방기하는 거란 생각 안해봤나. 되도록 지역구 많이 나가서 당 정책 알리는게 필요할 텐데.
A. “그 부분에 대해선 제가 죄송하단 말밖에 드릴 말이 없다. 정말 죄송하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 정치BAR 페이스북 바로가기
◎ 정치BAR 텔레그램 바로가기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탄핵 전후 한결같은 ‘윤석열 머리’…“스타일리스트가 했다” 6.

탄핵 전후 한결같은 ‘윤석열 머리’…“스타일리스트가 했다”

[영상] 김민석 “국힘, 100일 안에 윤석열 부정하고 간판 바꿔 달 것” 7.

[영상] 김민석 “국힘, 100일 안에 윤석열 부정하고 간판 바꿔 달 것”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