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2015년이 저물던 지난달 28일, 서울 마포구 미디어카페 후에서는 <정치BAR>의 웹방송 ‘김보협의 더정치’ 공개방송이 열렸습니다. <한겨레> 토요판에 ‘2017 오디세이아’ 연재를 끝낸 박성민 민컨설팅 대표를 모시고 성한용 선임기자, 이유주현 기자가 한자리에 모여 2015년 한 해를 돌아보고 2016년을 전망하는 다섯 가지 대화를 나눴는데요. 첫번째 이야기 마당은 ‘야당의 분열’입니다. 박성민 대표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잠재력 있는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지도자·혁신·공적 이미지가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텍스트로 만나보시죠.

김보협 안녕하세요, 김보협입니다. ‘김보협의 더정치’ 네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연말특집으로 공개방송을 준비했습니다. 한겨레 <토요판>에 인기리에 연재됐던 박성민의 ‘2017 오디세이아’라는 칼럼 기억하십니까. 오늘 연말특집 공개방송에서는 필자 박성민 대표를 모시고 시작하겠습니다. 2015년 정치를 돌아보고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을 주제로 얘기를 나눠볼건데요. 따라서 오늘 이 방송은 ‘박성민의 더정치’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습니다. 민컨설팅의 박성민 대표 소개합니다. 그리고 함께 얘기 나눌 두 분은 한겨레 정치팀의 대표선수들입니다. 이유주현 정치팀장과 성한용 선임기자입니다. 오늘 프로그램은 다섯개의 이야기마당으로 할 겁니다. 2015년 정치를 리뷰하는데, 첫번째는 야당의 분열, 두번째는 유승민 숙청, 세번째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네번째 2016년 총선, 다섯번째 2017년 대선 전망을 얘기할 겁니다. 끝으로 플로어에서 직접 질문도 받겠습니다. 먼저 본격 토크에 앞서서 정치컨설팅, 혹은 정치 컨설턴트라는 이름 생소하지 않으세요?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박성민 반갑습니다. 저는 이 순간이 아주 행복한데요. 제가 신문에 글을 쓰고 이런 카페에서 이런 토크쇼 하는 게 제 인생에 굉장히 행복감을 줍니다. 제가 어릴 때 미국드라마를 집에서 봤는데 ‘아들과 딸들’이라고, 혹시 기억나는 분 계신지 모르겠는데. 그 집의 아이들이 8명, 딸이 7명이고 막내가 아들인데 그 집 아빠가 미국의 소도시의 조그만 신문사의 칼럼니스트에요. 마지막에는 그분이 칼럼 쓰는 걸로 끝냈는데 되게 부러웠어요. 나중에 커서 신문에 글 좀 써보는 게 소원이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방송도 나가고 책도 내고 정치인 컨설팅도 하지만 제일 행복감을 주는 건 일간지에 칼럼 쓰는 거에요. 더군다나 <한겨레>에 쓰고 싶었어요. 근데 주말판이라고 하면서 30매를 써서 보내라고 하는데 그 분량이 힘들더라고요. 30매는 약간 내러티브가 있어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어쨌든 25회를 다 쓰고 토크쇼 하게 돼서 한겨레에 감사드립니다. 제가 정치컨설팅을 한다고 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두 가지 저에 대한 호칭을 거부하기 위한 겁니다. 정치평론가로 부르지 말아주세요, 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평론은 이미 만들어진 것, 음악이나 미술이나 문학이나 음식이나 건축이나 이런 것에 대해 주관적으로 평하는 것,으로 평론을 이해합니다. 경제분석이나 정치분석이나 일기예보는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것이지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굳이 부르려면 정치분석가로 불러달라는 뜻이 담겨있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전략가란 말이 참 남발되는데, “전략가가 아닙니다”라는 선언입니다. 제가 전략을 세우기도 하지만 전략가는 결정하고 책임지는 사람에게만 붙일 수 있는 칭호라고 생각해요. 역사적으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마키아벨리, 공자는 다 컨설턴트라고 말할 수 있죠. 제후들이 별로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역사적으로 그런 면에서 전략가라는 사람은 제갈공명 같은 사람일 겁니다. 유비가 삼고초려할때 왜 삼고초려했을까, 나이 어린 제갈공명이 모든 결정을 내가 한다, 그거에 동의하면 계약서 쓰고 사인하고, 아니면 안 간다, 아마 그래서 시간을 많이 끌었던 것 같아요. 실제 제갈공명은 그렇게 했죠. 제가 정치에서 컨설턴트라고 얘기하는 건 정치인들에게 선택할 수 있게 전략을 드리지만 결정은 제가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전략가라고 부르지 말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정치인들에게 컨설팅을 받는 거죠. 10% 컨설팅 해주고 90%는 컨설팅을 받고요. 저희가 캠페인을 돕지만, 안될 사람 되게 만들 재주가 없습니다. 최대한 있는 재주가 될 사람 안 떨어뜨리는 정도의 재주. 그래서 컨설턴트 최고의 자질은 줄 잘 서는 것이다, 그런 말이 있습니다.

이유주현 박성민 대표님은 미스터리 맨이에요. 박 대표는 본인에 대해서 영화를 1년에 200편 보고, 커피를 좋아하고, 취향으로 설명하는 근사한 분이시거든요. 근데 아까 제게 응팔 세대냐고 물어봤는데, 저도 몇살이고 고향은 어디고, 학교에서 전공은 뭐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컨설팅하면서 가장 기억나는 정치인이 있었는지, 안될 것 같은데 당선시킨 분이 있는지?

박성민 마지막 질문은 아까 말씀드렸잖아요. 제가 안될 사람 되게 만들 재주는 없어요. 될 사람 되는 거죠. 후보들이 잘 하는 거고.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될 사람이 실수해서 떨어지지 않도록 조언하는 정도고요. 제가 개인에 대해선 잘 말 안하는데, 한국 사회가 어디서 태어났냐, 이런 거 저런 걸로 사람을 나누잖아요. 컨설팅하는 데 도움이 안돼요. 상대에게 불필요한 선입견을 주니까 제가 가급적 말 안해요.

김보협 여긴 청문회가 아니니까.(웃음)

성한용 속물적 질문 하나 보충할게요. 컨설팅해서 돈을 얼마나 버시는지? 성공보수 받나요?

박성민 그런 거 없어요. 떠도는 얘기가 있어요. 저는 정말 제 고객을 너무 존경해요.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 한국에서 정치인이 컨설팅 받고 돈 낼까 싶었어요. 그래서 꼭 정치인들 컨설팅하기 전에 세 가지 물어봐요. 90년에는 영업을 좀 했어요. 근데 이건 마케팅 필요 없고 브랜딩이 필요한 거구나, 그래서 영업 안해요. 그래서 제가 빈털터리인데도 세 가지를 물어요. 첫번째 제가 필요하냐.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같이 일하시고. 두번째는 신뢰할 수 있느냐. 당신하고 나하고 나눈 대화를 내가 죽기까지 얘기하지 않는다. 캠페인을 위해 얘기할 거 하면 다 지킨다. 그게 고객과의 신뢰라고 생각해요. 세번째, 이건 비즈니스로 하는 거니까 합당한 돈을 낼 수 있느냐. 그걸 꼭 물어봐요. 누구 그런 얘기를 해요, 제가 이걸 25년 했어요. 브랜드를 만들었는데 아직도 돈을 못 번 게 불가사의하다고. 그러면 보통 망해야 하는데 망하지 않은 건 더 불가사의하다고. 그래서 제가 이 사업이 망하기도 어렵다, 2년에 한번씩 선거를 하기 때문에. 근데 찌라시보면 돈을 많이 받고 뭐를 한다, 저와 관련해서 도는 찌라시는 거의 거짓말입니다.

김보협 본격 토크 들어가기 전에, 저도 하나 여쭈어보면 바둑을 혹시 두시는지 모르겠는데 보통 훈수를 두다보면 내가 해도 저것보다는 낫겠다, 이런 생각 들잖아요. 직접 정치 해보고 싶은 생각은 한 번도 안하셨나요?

박성민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요. 저는 정치뿐 아니라 정치캠페인에도 자질 있다고 생각을 안 했어요. 이걸 이렇게 오래할 줄 몰랐어요. 이삿짐 싸두고 아직 이사를 못 간 상황인 거에요. 벌지도 못하고 망하지도 않고 그냥 묶여 있는 상황이에요 그냥.

김보협 신상털기는 여기까지 하구요. 본격적으로 토크 시작해볼 텐데요. 박 대표가 7월 초에 이런 글을 썼어요. 새누리당을 향해서 ‘3당 합당 틀을 깨고 미래지향적으로 분당하라’. 이런 조언을 한 적 있는데요. 근데 정작 새정연에서 분열이 시작을 했죠. 새정치와 민주의 연합이 깨진 건데요. 야당의 분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박성민 저는 한국정치가 달라지려면 1990년에 만들어진 보수정당이 재구성되지 않고는, 재구성이라는 건 거기가 분열되지 않고는 한국정치가 한발짝도 나갈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저는 야권 재편에 별로 관심 없었어요. 왜냐면 그게 한국 정치의 대세를 가를 일이라고 보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 정치는 새누리당 대 반새누리당의 구도입니다. 민주당 대 반민주당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안 하는 이유는 새누리당만이 유일하게 연합·연대없이 독자 후보를 내서 집권할 수 있는 유일한 정치세력이기 때문에 그렇게 부릅니다. 실제로 그렇게 하죠. 지더라도 대통령 후보, 자기들 키운 사람내서. 3당 합당 때문에 그렇게 돼 있는 겁니다. 그런데 그게 2012년 대선 앞두고 느슨하게나마 다시 복원돼 있습니다. 그전에는 95년에 3당 합당 주역이었던 김종필씨가 민자당에서 쫓겨나거든요. 지방선거 앞두고 자민련이라는 당을 만들어서 충청도 정당이라는 게 보수정당이지만 독자적으로 계속 있어왔어요. 2012년에 그것도 합당을 했잖아요. 새누리당 정당 지지율이 그 전에는 40% 못넘었어요. 이회창 총재 시절에도 30~35%가 그 정당의 지지율이었습니다. 그때 디제이가 이끌던 국민회의는 25~30% 정도를 갔거든요. 근데 어느 날 갑자기 한나라당이 40%에 들어가서 안 내려오는 겁니다. 하나는 충청도가 거기 붙은 게 있고 60대 이상이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게 있어요. 3당 합당 구조가 깨져야 한국정치에 변화 가능하다고 봐서 새누리당이 차제에 갈라서는 게 어떻겠냐는 희망을 밝힌 거죠. 그런데 제가 미래를 전망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주문 했는데 잘 안 됐고. 야당은 안철수가 탈당하는 건 상상도 못했어요. 왜 안 의원은 탈당했을까. 더 이해 안되는 건 왜 문 대표는 끝까지 안 잡았을까. 그게 궁금한 겁니다. 야당이 이렇게 분열되면 제 눈에는 총선 승리가 쉽지 않은데, 그게 약간 산수 같은 건데. 왜 분열을 하고 태연하게 제 갈길을 가고 있는건지 제가 묻고 싶은 겁니다. 저는 이 상황 예상 못했고, 예상했던 최선의 그림은 비주류나 중도파들도 문 대표에게 책임지고 사퇴하라 이런 주장은 늘 있었는데 제가 쭉 조사를 해보면 지금 야권 지지층 중 가장 두터운 분들이 노무현 대통령 지지했던 분들이예요. 전국적으로 저희가 조사를 이런 걸 해요.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순서대로 불러주고 어느 대통령 좋아하시냐고 물어보면 제일 많은 숫자가 노무현, 거의 비슷하게 박근혜, 그 다음 김대중, 이명박. 그래서 지방선거 이후에는 노무현, 김대중의 합이 이명박, 박근혜의 합보다 높게 나옵니다. 그래서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이 40%이고 새정연 22%, 이렇게 나오지만 투표가 그렇게 나오지는 않아요. 실제로는 대통령 좋아하는 사람, 이게 숨겨진 민심이라서 이걸 저희가 꼭 물어보거든요. 노통 지지가 수도권에서도 굉장히 광범위하게 있어요. 그래서 문 대표가 불명예스럽게 퇴진하는 그림은 누가 그 다음에 되든 총선 승리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게 제 생각이었고요. 문 대표가 그대로 있는 게 좋겠다. 그리고 중도파나 비노가 문 대표를 끌어내릴만한 힘이 없다고 생각을 했고요. 두번째는 문 대표도 당 대표긴 하지만 자기의 혁신 프로그램을 가지고 비노를, 비주류를 쳐내면서 돌파하기에는 조금 힘이 모자라는 게 아니냐 판단했어요. 적어도 당내에서 그런 정도를 하려면 양김은 빼놓더라도 이회창이나 박근혜처럼 정당의 70~80%를 장악해야 가능한데 제가 보기에 문 대표는 50%도 장악 못한 상황에서 굉장히 무모한 짓을 하는 게 아니냐. 그래서 그것도 걱정을 했죠. 또 하나는 호남 유권자. 호남도 저 상태로 놔두고 선거를 치를 수 있을까, 그랬기 때문에 제가 생각했던 그림은 마지막에 극적으로 문·안이 손을 잡고 문·안 비대위를 만들어서 마지막까지도 그 가능성은 있었다고 봐요. 두 사람이 오히려 에너지를 가지고. 에너지라는 건 안 의원이 탈당하기 전날 두 사람이 비대위를 만든다면 의원들이 우리 공천권까지 다 가져라고 했거든요. 그걸 가지고 강력하게 혁신 드라이브 걸었다면 한번 해볼만하지 않나 생각했는데 결론이 이상하게 나 있는 거 같아요.

김보협 결국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건데. 최근에 쓰신 칼럼 인용하면 결국 두 정치인의 불신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고 그걸 죄수의 딜레마를 빌어서 설명하신 적이 있죠. 두 패널 질문 하시죠.

성한용 저는 이런 거 같아요. 지나간 일을 누구 책임이냐, 따지는 게 별로 실익이 없는 것 같아요. 이 부분에 대해서 기자들이 기사를 쓰면 독자들이 항의를 많이 하세요. 저 보고는 ‘안빠’라고 비난도 하고. 정치부 기자를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자기 의견이 기사에 녹아들기도 하죠. 약간 억울한 것도 있는데 변명할 생각은 없고요. 이왕 이렇게 된 다음에 기자들이 궁금한 게 전망,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냐죠. 근데 이게 잘 예측이 안돼요. 새정치민주연합 이름이 오늘 더불어민주당으로 바뀌었어요. 오늘 권은희·최재천 의원이 탈당했죠. 그런데 그 정당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데 지금 여쭤보고 싶은 게 이런 거에요. 안철수 의원이 사실은 탈당 하기 전에 미리 신당 창당 계획을 갖고 탈당한 건 아닌 거 같단 말이에요. 근데 탈당을 할 때 굉장히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했는데 탈당한 뒤 지지율이 올라가니까 굉장히 좋아하는 상태 같은데, 여론조사 내용을 보면 과거 빠져있던 무당파 지지층이 안철수 지지 많이 하는 것 같고요. 새누리당 지지층 중 일부가 지지하는 것 같고요. 이게 구체적으로 내년 선거에서 정당 지지로까지 연결돼서 실체가 있는 안철수 당이, 쉽게 말해 교섭단체 구성할 수 있는 정도로 현실화되겠느냐.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박성민 신당의 지지율은 지금 잘 모르겠어요.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이렇게 묻다가 당명이 없으니까 ‘안철수 신당’, 이렇게 물으면 이름 때문에 더 나오거든요. 당명이 됐을 때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어요. 일반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노무현, 안철수라고 경력앞에 이름을 불러주면 모든 곳에 안철수가 출마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정당 지지율은 조금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그러나 교섭단체가 목표라면, 그게 목표일 리가 없을텐데 그것보다는 높을 텐데. 비례대표가 정의화 의장이 직권상정한다는 안은 현 246석에 54석 비례대표 안을 상정하겠다는 것이거든요. 그러면 농촌 지역은 상당히 많이 없어지는 겁니다. 그게 아니면 47석인데. 54석이라고 보고 연동형 아니라고 보면 정당 지지율 잘 모르겠지만 10석 정도 가져가는 건 합리적 판단 같아요, 안철수 정당이. 총선 결과 그럴 것 같고. 호남이 농촌 지역 때문에 의석 수가 줄텐데 호남이 딜레마가 있겠죠. 새 정치 하겠다고 하는데 거기서도 안 신당이 조금 바람을 일으킨다면 몇석. 10석이 될지 안 될지 모르겠지만. 비례대표와 호남만 갖고도 20석은 근접할 것 같기는 해요. 통합도 없고 연대도 없다고 선언했지만 수도권에 어쨌든 후보를 낼텐데 통합은 어렵지만 연대, 후보단일화를 좀 한다면 안철수 신당도 양보받을 지역이 좀 있겠죠. 거기서 조금 얻는다면 교섭단체가 목표는 아니겠지만, 그건 할 수도 있지 않을까 봅니다.

이유주현 박 대표님은 문재인, 안철수 두분에게 지도자 호칭 주저하시는 듯한데 어쨌든 두 사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한데요. 분열 책임 묻자는 게 아니라, 분열 후 두 사람이 각각 어떻게 길을 갈 것인지 또는 현재 상황에 대한 평가? 그런 걸 좀 해주세요. 누가 더 잠재력이 있다기보다는.

박성민 어려운 질문인데. 이런 거 조심해야 하거든요.(웃음) 여러 각도로 설명 드려볼게요. 정치인을 뽑을 때는 세 가지 보고 뽑거든요. 업적, 비전, 이미지. 업적은 정치인 이름 듣는 순간 그 사람의 과거 실적입니다. 과거에 대한 평가예요. 양김 민주화, 노무현 지역주의, 이명박 청계천, 이런 거요. 한국 정치에서 안철수와 문재인은 업적 없죠. 비전은 미래에 대한 평가인데 이건 어음 같은 거죠. 할지 안 할지 모르는 거니까요. 그 다음이 이미지입니다. 이건 종합적으로 현재에 대한 평가입니다. 정치 지도자가 갖고 있어야 할 이미지는 세 가지입니다. 지도자, 혁신, 공적 이미지. 이걸 다 갖고 있다면 굉장히 강력한 거에요. 대통령은 지도자를 뽑는 거니까 지도자 이미지를 갖고 있으면 그 사람은 되죠. 2012년 박근혜 업적 비전 별로 없었는데 문, 안보다 앞선 건 지도자 이미지죠. 문재인은 민정수석이나 비서실장 같은 참모 이미지잖아요? 안은 멘토 이미지가 있죠. 멘토·참모 이미지로 지도자 이미지 뛰어넘기 힘드니까. 둘다 혁신·공적 이미지 약했는데 어떻게 보충을 해야 할 테고. 또 대중들이 평가하는 방식이 있어요. 캠페인에서 보면 좋아해서 찍거나 즉 팬덤이 있거나 두번째는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나에게 필요한 사람일 경우, 아니면 상대가 너무 싫거나. 지금 야당의 문제는 김대중, 노무현 때만 해도 팬덤이 있었어요. 거기다가 한나라당이 싫거나 이회창이 싫거나 이런 표를 해서 근소하게 이겼죠. 근데 어느날 팬덤이 약해지기 시작했어요. 필요하다는 이미지는 여당에 더 있거든요.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물론 박통은 팬덤이 있지만. 그래도 저 정당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일은 할거야, 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거든요 그런 면에서 유지가 됐는데. 안·문 두분만 놓고보면 팬덤이라는 측면에서보면 안은 팬덤이 강력했지만 줄어들었고 반면 문은 그때에 비하면 좀더 강력하게 온라인에서 버텨주는 힘들이 있고요. 그러니까 좀더 지켜봐야 할 거 같아요. 두 경쟁자가 지켜봐야 할 게 이것입니다. 어느 정치인도 현역, 계승자, 도전자거나 셋중 하나를 갖게 됩니다. 우린 대통령 재선 안되니까 계승자이거나 도전자인데 문·안은 둘다 도전자 포지션인데 세 가지를 증명해야합니다. 박통이 나라 잘못 이끈다, 그래서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 이건 공통의 목표죠. 두번째는 내가 더 나은 비전과 리더십이 있다. 이걸 증명해 보여야 하죠. 세번째가 결정적입니다. 내가 더 경쟁력이 있다. 2017년에 가면 누가 더 외연 확장하느냐로 결정될 겁니다. 역대 선거 마지막에 지지자들이 결정하는 건 누굴 내보내야 이기는데? 그걸로 결정될 겁니다.

김보협 이따 대선 전망에서 무슨 얘기하시려고 다 하셨어요?(웃음) 박 대표가 이와 관련해서 쓰신 얘기가 있는데, “야당의 분열에서 유일하게 위안삼을 일은 문·안이 정치지도자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씀하신 게 있습니다.

정리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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