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BAR] 한겨레 여론조사
국민 전체 “잘했다” 49.7%> “잘못했다” 29.9%
박 대통령에 비판적 계층도 “탈당 잘했다” 많아
탈당은 누구 책임? “문재인” 50.9%> “안철수” 30%
호남도 “문재인 책임” 46.5%> “안철수 책임” 31.3%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을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은 지지정당별로, 지역별로 크게 엇갈렸다. <한겨레>가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 15일부터 이틀간 전국 성인남녀 700명과 호남지역 500명을 대상으로 각각 벌인 여론조사 결과다.
먼저 국민 전체 여론은 안철수 의원 탈당에 대해 “잘했다” 49.7%, “잘못했다” 29.9%로 조사됐다. 하지만 내년 총선 때 새정치연합을 지지하겠다는 유권자층에선 58.5%가 ‘잘못했다’고, 28.6%가 ‘잘한 결정’이라고 답했다. 국민 전체적으로 보면 호의적이지만 새정치연합 지지층의 여론은 싸늘한 편이다. 안 의원이 주도할 신당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자들은 가장 태도가 분명했다. ‘잘한 결정’이란 응답이 79.3%에 이르렀고, ‘잘못한 결정’이란 응답은 8.9%에 그쳤다. 새정치연합과 ‘안철수 신당’ , 정의당 지지층을 포괄한 ‘범야권’ 지지층을 기준으로 보면, ‘잘한 결정’ 49%, ‘잘못한 결정’ 41.6%로 나타났다. 찬반 여론이 대략 5:4의 비율 정도 되는 셈이다. 새누리당 지지층에선 ‘잘한 결정’ 62%, ‘잘못한 결정’ 18.9%였다.
안 의원의 탈당에 누구 책임이 더 크냐고 물어본 항목에선 새정치연합 지지자 중 29.3%가 ‘문재인’, 59.5%가 ‘안철수’를 꼽았다. 새누리당 지지자는 문 대표 책임 67.9%, 안 의원 책임 15.7%였다. 안철수 신당 지지자의 경우엔 문 대표 책임이 78.3%, 안 의원 책임이 13.4%였다. 새정치연합과 ‘안철수 신당’ , 정의당 지지층을 포괄한 ‘범야권’ 지지층을 기준으로 보면, 문재인 책임론 48.8%, 안철수 책임론 41.3%로 나타났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층에서는 탈당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 42.3%, 부정적 응답이 38.4%였으며, 문 대표 책임 43.2%, 안 의원 책임 40.8%로 찬반이 팽팽했다.
여론조사 1
광주, 전남, 전북의 여론은 안철수 의원의 탈당에 대해 ‘잘한 결정’ 42.8%, ‘잘못한 결정’ 35.7%로 나타났다. 오차범위(±4.4%) 이내지만 안 의원의 결정을 지지하는 여론이 약간 높은 것이다. 안 의원의 탈당에 누구 책임이 더 크냐고 물어본 항목에서도 문재인 대표 책임 46.5%, 안철수 의원 책임 31.3%였다.
안 의원 탈당으로 새정치연합이 분당하게 되면 ‘문재인 등 주류’와 ‘안철수 등 비주류’ 중 누구의 입지가 더 흔들리겠냐고 물었을 때, 전체 응답자 중 50.1%가 ‘주류’를 꼽았다. ‘비주류’는 36.2%였다. 새누리당 지지자 중에선 ‘주류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보는 쪽(57.8%)이 ‘비주류 타격’(27.7%)보다 훨씬 높았다. 안철수 신당을 찍겠다는 응답자들은 주류(73.5%)가 비주류(20.2%)보다 손해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지지자들은 59.1%가 ‘비주류의 입지가 더 흔들릴 것’이라고 답해 ‘문 대표 등 주류가 흔들릴 것’(36.9%)이라는 의견보다 많았다.
야권 대선 후보 지지도는 전국과 호남의 지지 후보가 엇갈렸다. 전국 단위(700명 대상) 조사에서는 문재인 대표가 1등이었다. ‘야권 정치인들 가운데 차기 대통령 선거 후보로 누가 가장 낫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지지도’를 묻는 질문에 문재인 대표는 20.5%를 얻었고,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18.6%로 뒤를 이었다. 박원순 시장은 17.7%로 오차범위 내에서 3위를 기록했다. 그 다음은 손학규 전 새정치연합 상임고문(15%), 안희정 충남지사(5.1%)였다. 전국 단위의 ‘경쟁력’ 조사에서는 1, 2위간 격차가 미세한 수준이긴 하지만 순서는 문재인(24.6%), 박원순(24.1%) 차례였다. 안철수(18.8%), 손학규(13.6%), 안희정(3.7%)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광주·전북·전남 등 호남의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벌인 별도 조사에서는 결과가 달랐다. 호남권 조사에서 ‘야권 정치인들 가운데 차기 대통령 선거 후보로 누가 가장 낫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지지도를 묻자 박원순 시장이 24.8%로 1위로 나타났다. 전국 단위에서 1위로 나온 문재인 대표는 20.2%를 기록해 오차범위 내 2위로 밀려났다. 그 뒤는 안철수 의원(19.4%), 손학규 전 고문(14.0%), 안희정 지사(2.7%)가 뒤따랐다.
호남 유권자를 상대로 한 야권 대선 후보 경쟁력 조사에선 박원순 시장과 다른 예비주자들의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지지 여부를 떠나 야권에서 차기 대선 후보로 누가 가장 경쟁력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박원순 시장을 꼽은 응답이 29.4%로 가장 많았다.
안철수 의원이 17일 오후 전북 전주시 완산구 남부시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상인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제1야당의 분열이 현실화하면서 야권의 내년 총선 성적에 대한 전망도 매우 어두웠다. 67.6%가 야권의 의석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고, 6.4%만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총선 때 지지할 정당을 묻는 질문엔 ‘새누리당’ 26.6%, ‘새정치민주연합’ 26.5%, ‘안철수 의원이 주도할 신당’ 16.4% 순서였다.
박근혜 대통령 직무 평가에선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34.6%,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54.8%였다.
이번 전국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7%포인트이며, 호남지역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4.4%포인트다. 조사는 유선전화(RDD·임의전화걸기 방식) 50%, 무선전화 50%의 비율에, 지역, 성, 연령에 비례한 유의할당을 통한 표본 추출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15.3%였고, 행자부 인구 기준으로 가중치를 부여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