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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이란 억류 ‘한국케미호’ 95일 만에 무사히 출항

등록 2021-04-09 11:23수정 2021-04-10 02:35

외교부 “선장·선원들 건강 양호”
이란에 석달째 억류 중이던 한국 선박 한국케미호가 9일(현지시각) 석방돼 이란 반다르압바스항 인근 라자이 항을 출항했다. 외교부 제공
이란에 석달째 억류 중이던 한국 선박 한국케미호가 9일(현지시각) 석방돼 이란 반다르압바스항 인근 라자이 항을 출항했다. 외교부 제공

이란에 붙잡혀 있던 한국 선박 ‘한국케미호'와 선장이 9일(현지시각) 95일 만에 풀려났다.

외교부는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내어 “2021년 1월 4일부터 이란 당국에 의해 억류되어 이란 반다르압바스항 인근 라자이항에 묘박(정박) 중이던 우리 국적 선박(한국케미호)과 이 선박의 선장에 대한 억류가 오늘 해제됐다”고 밝혔다. 이어 “선장과 선원들의 건강은 양호하며, 화물 등 선박의 제반 상황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선박은 현지에서 행정 절차를 마친 뒤 한국 시각으로 이날 오전 10시20분께 출항했다. 선박에는 선장을 포함해 한국인 선원 5명, 미얀마인 5명, 베트남인 2명, 인도네시아인 1명 등 모두 13명이 타고 있다. 지난 1월 걸프 해역에서 이란 해양환경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이란 혁명수비대에 억류됐던 선원은 20명이었으나 선장을 뺀 19명은 지난 2월2일 먼저 풀려났다. 이후 선원 9명은 귀국했고 선박을 관리하려고 교체 투입된 선원 등이 이날 선장과 함께 출항했다.

선박과 선장의 석방을 둘러싼 양국 정부의 협의는 이달 초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진다. 5일(현지시각) 이란 외무부 쪽이 ‘사법부의 긍정적 접근’을 공개 언급한 뒤부터는 공식 발표만 남은 상황이었다.

정부는 선박 억류 직후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이란을 방문(1월 10~12일)하는 등 선박과 선장의 억류 해제를 위한 협의를 이어왔다. 이란은 ‘국내 사법절차에 따라야 한다’며 석달이 넘도록 이들을 풀어주지 않았으나 결국 정식 사법 절차는 개시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란은 선박 억류와 한국의 은행에 묶여 있는 이란의 원유 수출 대금 70억달러의 해제는 별개라고 주장해왔지만 선박의 환경 오염 증거도 제시하지 못해, 결국 동결자금 문제를 둘러싼 불만이 나포 원인으로 풀이됐다.

동결자금 문제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따른 것이어서 한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정부는 고위급에서 주 3~4회씩 이란과 꾸준히 소통하며 동결자금의 일부 우선 해제 노력을 해온 게 성과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최근 비엔나에서 개최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당사국들과의 협상도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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