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2021 한-러 상호교류의 해 개막식에 앞서 사전 환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이 25일 한-러 외교장관 회담을 열었다. 한-러 외교장관 회담은 2019년 6월 이후 3년 만으로, 회담 뒤 두 장관이 한반도 정세를 둘러싸고 어떤 메시지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서울 종로구 도렴동 정부서울청사 외교부에서 만난 두 장관은 팔꿈치 인사를 나눈 뒤 자리에 앉았다. 정 장관은 “2020년 한-러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상호교류 해 개막식이 코로나19로 1년여 동안 연기됐는데 라브로프 장관의 방한을 맞아 어제 비로소 성공적으로 개최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정 장관은 “한국과 러시아는 한반도와 유라시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여정을 함께하는 동반자로서 1990년 수교 이래 양국관계는 다방면에서 꾸준히 발전해왔다”며 “현재 코로나19 국면에서 교류협력 여건이 쉽진 않다. 이럴 때일수록 양국 소통을 강화하고 인적교류 활성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회담을 통해 라브로프 장관과 양국 관계, 현안, 한반도 정세, 지역 및 국제 정세에 대해 폭넓은 의견 교환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라브로프 장관도 “어제에 이어 오늘도 뵙게 되어 반갑다”며 “어제 개막식이 코로나 때문에 1년이나 연기됐지만 성대하게 개최됐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어 러시아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한국 기업이 위탁생산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와 한국이 공동 노력을 해서 코로나를 이겨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 분야에서는 한국과 러시아가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러시아에 중요하며, 더욱더 특별한 것은 잠재력이 큰 파트너국인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모두발언을 마무리하며 “(정) 장관이 언급한 것처럼 한반도 정세 역점을 두며 역내 국제 현안에 대한 의견 교환할 거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날 회담에는 한국 쪽에서는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김건 차관보, 최영삼 대변인 등이 러시아 쪽에서는 안드레이 쿨릭 주한러시아 대사, 미하일 슈비트코이 대통령 특별대표, 마리아 자하로바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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