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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조태용 ‘문 대통령 정신분열 외교’ 발언에 외교부 “실망과 유감” 반박

등록 2021-03-02 20:19수정 2021-03-03 02:31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박근혜 정부에서 국가안보실 차장을 지낸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정신분열적’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외교부가 강하게 반격했다.

한-일 관계에 정통한 외교부 당국자는 2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 정부 정책을 ‘정신분열증’이라든가 비판 폄훼하는 글이 에스엔에스(SNS)에 올라온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수용할 수 없을뿐더러 이 글에 담긴 한-일 관계 인식 및 진단에 깊은 실망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조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한-일 관계의 난해함을 몸소 체험했을 전직 고위 외교관 출신 인사들”의 비판적 메시지 발신이 “더욱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을 거쳐 외교부 1차관을 지낸 정통 외교관 출신이다.

앞서 조 의원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례없이 엄격한 대일 강경 기조”를 제시하던 문 대통령이 “갑자기 돌변했다”며 “(기념사에서) 우리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만 빼고 일본이 듣기 좋을 온갖 립서비스를 다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최악의 한일관계 속에서 한국의 대일 외교는 비굴해지고 있고, 갈팡질팡 중심을 잡지 못하는 문 정부의 대일외교에 대해 정신분열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외교부 당국자가 정부 정책을 비판한 정치인을 브리핑에서 정면 반박하는 일은 드물다. 이른바 ‘알 만한 사람이 도를 지나쳤다’는 정부 쪽 인식에 ‘정신분열증’이라는 표현에 대한 반발이 작용했다고 한다. 게다가 현 정부 입장에서는 ‘흠결’이 있다고 보는 2015년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었던 조 의원이 ‘위안부’ 해법을 거론한 점도 불편함을 더했다고 알려졌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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