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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한류팬’ 아이보시 일본대사, 최종건 차관과 상견례

등록 2021-02-26 15:00수정 2021-02-27 02:31

한-일 관계 개선엔 상당한 시간 걸릴 듯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과 아이보시 고이치 신임 주한 일본대사가 26일 오전 상견례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외교부 제공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과 아이보시 고이치 신임 주한 일본대사가 26일 오전 상견례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외교부 제공
지난달 초 일본군 위안부 판결로 한-일 관계가 다시 험악해진 상황에서 ‘한류팬’으로 알려진 아이보시 고이치 신임 주한 일본대사가 격리를 마치고 본격 활동에 나섰다.

12일 입국한 아이보시 대사는 코로나19로 인한 2주 격리를 끝낸 뒤 이날 오전 외교부를 방문해 신임장을 제출했다. 이어, 아이보시 대사와 만난 최종건 차관은 한국어로 “대사님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를 건넨 뒤 악수 없이 기념 사진을 짝은 뒤 회담에 임했다.

최 차관은 “양국 관계가 어려울 수록 외교당국 간 원활한 소통이 중요하다. 앞으로 긴밀히 소통해 나가자”고 당부했고, 아이보시 대사는 “코로나19가 안정돼 인적 교류협력 복원 등에 기여할 수 있도록 힘써 나가겠다”고 답했다. 이어 아이보시 대사가 대법원의 2018년 10월 강제동원 판결과 1월8일 위안부 판결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전하자, 최 차관은 한국의 입장을 밝히며 “양국 간 여러 현안을 연계하지 않고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외교부는 이날 만남이 30분 정도 이뤄졌다고 밝혔다.

신임 아이보시 대사는 일본 외무성의 전통적 ‘코리안 스쿨’은 아니지만, 1999년(김대중 정부)과 2006년(노무현 정부) 두 차례 근무 때 한국어를 독학한 ‘한류 팬’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08년 3월 주한 일본대사관 누리집에 올린 ‘슬픈 한국어’란 짤막한 글을 통해 “한국어 공부를 포기하지 않은 것은 노래방 덕분이 아닌가 싶다. 노래를 한곡 외우면 그만큼 한국어가 향상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많은 음악 시디(CD)를 구입하여 가사를 사전으로 찾아보고는 했다”는 사연을 소개해 화제를 모았었다.

하지만, 한류팬인 신임 대사가 부임 뒤에도 관계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1월22일 부임한 강창일 주일 한국대사는 한달 넘게 스가 요시히데 총리,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면담하지 못했고, 정의용 외교장관도 8일 취임 후 모테기 외상과 첫 통화를 못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일 외교장관 통화와 관련해 “잡히지 않고 있다. (일본과) 소통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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