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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외교 2차관에 최종문…‘연정라인’이 장관·1·2차관 싹쓸이

등록 2020-12-23 15:54수정 2020-12-23 16:28

외교부 제2차관에 내정된 최종문 전 주프랑스 대사
외교부 제2차관에 내정된 최종문 전 주프랑스 대사
최종문 전 프랑스주재 한국 대사가 새로운 외교부 제2차관으로 발탁됐다. 이번 인사로 외교부의 핵심인 장관, 제1차관, 제2차관이 공교롭게도 모두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출신들로 채워지게 됐다.

청와대는 23일 10명의 차관급 인사를 단행하면서 외교부 2차관에 최 전 대사를 내정했다. 최 전 대사는 서울 휘문고 출신으로 연대 정외과를 졸업한 뒤 외무고시 17회에 합격해 1983년 입부했다. 최 전 대사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이후 외교부 남아시아태평양국장, 주스리랑카 대사,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을 지낸 다자외교 전문가다. 최 전 대사의 형은 외교부 본부에서 의전장까지 지낸 최종현 전 주이탈리아 대사다.

외교가에서는 그간 최 전 대사의 2차관 임명설이 돌았으나 연대 정외과 출신인 점이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연대 정외과 출신을 일컫는 이른바 ‘연정라인’이어서, 외교부 수뇌부를 모두 같은 대학, 같은 과 출신으로 채우는 게 부담스러울 것이란 얘기가 나온 것이다.

‘연정라인’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연세대 특임명예교수)를 필두로 한 연대 정외과 출신들이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라인에 주요하게 배치되면서 생겨난 말이다. 문정인 특보를 핵심으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연세대 교수),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연세대 교수), 김준형 국립외교원장(한동대 교수) 등이 연정라인의 주요 인사로 꼽힌다. 이들은 같은 학교 출신이면서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을 계승하는 문재인 정권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이론·실천적으로 뒷받침해 왔다.

‘연정라인’과 문재인 대통령과 직접적 인연은 2016년 10월 출범한 문 대통령의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 대통령의 경남고 후배인 김기정 원장이 이 싱크탱크의 연구위원장을 맡았고, 연세대 석사 출신으로 문정인 특보를 스승으로 모시는 최종건 제1차관이 한반도안보신성장추진단장으로 활동했다. ‘무명’에 가까웠던 강 장관 임명 직후에도 이들 ‘연세대 라인’의 추천이 있었다는 말이 돌았다. 김준형 원장 역시 학자(한동대 교수) 시절 각종 방송과 기고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을 적극 옹호해 왔다. 이번 인사로 ‘실무형’ 리더십을 보였던 이태호 2차관은 2년3개월 만에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신임 2차관의 임기는 25일부터 시작된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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