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말 출범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북핵 외교를 조율할 중책에 노규덕 청와대 국가안보실 평화기획비서관이 임명됐다.
외교부는 21일 자료를 내어 노 비서관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에 임명한다고 밝혔다. 노 신임 본부장은 2013년 4월부터 이듬해 말까지 평화교섭본부 내에 있는 평화외교기획단장, 2017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외교부 대변인을 맡았다. 이후 청와대 국가안보실에서 안보전략비서관과 평화기획비서관을 지내며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 온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업무를 담당해 왔다. 지난 2006년 북핵 6자회담의 우리 쪽 대표 직책으로 만들어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6자회담이 중단된 뒤 미국·중국·일본 등 주변국과 북핵 외교를 조율하는 구실을 담당해 왔다.
노 본부장은 발령 직후 외교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를 둘러싼 여건이 여러모로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전제한 뒤 “곧 출범하게 될 바이든 행정부를 포함해서 관련국의 각 대표와 하루 속히 긴밀한 소통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탑-다운식 대북 접근과 보조를 맞추며 3년 3개월에 걸친 ‘격동의 임기’를 마친 이도훈 전 본부장은 조만간 재외공관장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이 전 본부장은 역시 기자들과 만나 “한-미 간 공조를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서 애를 썼는데 아쉽다. (하지만) 주어진 환경 내에서 최선을 다한 것 같다”는 소회를 밝혔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