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교수 재직 시절의 부적절한 품행 논란으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직에서 사임했던 김기정 전 연세대 교수가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으로 취임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연구원) 관계자는 17일 <한겨레>에 “(김 원장이) 오늘 취임했다”고 확인했다. 연구원장 자리는 지난 7월 조동호 전 원장이 물러난 뒤 공석이었다.
김 원장은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국가안보실 2차장에 임명된 지 12일 만에 사임했다. 청와대는 “(김 원장이) 업무 과중으로 인한 급격한 건강악화와 시중에 도는 구설 등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당시 청와대에는 김 원장의 교수 시절 처신을 둘러싼 제보가 잇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단체 쪽에서도 청와대에 김 원장의 임명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이후 연세대에 복직한 김 원장은 정년을 1년여 앞둔 지난 1월 사직했다. 외교가에서는 그가 인도 주재 한국대사로 내정됐다는 이야기가 돌았으나, 현실화 되지는 않았다. 청와대는 김 원장이 의혹을 부인한 데다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 명확히 되지 않아 문제될 게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외교가에서는 논란 끝에 청와대에서 10여일 만에 물러난 인사가 대사로 부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 원장에게 관심이 쏠리는 데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도 한몫을 한다. 문 대통령의 경남고 후배이기도 한 김 원장은 형이 문 대통령과 절친하다고 알려졌다. 2012년 대선 준비조직에 합류한 김 원장은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핵심 브레인으로 활약하다가 정권 초반 논란으로 그간 공식적인 역할을 맡지 못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