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9일 오전 독일 베를린에서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장관과 제2차 한독 외교장관 전략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강 장관의 마지막 해외 출장은 코로나19가 국내에 한창 확산하던 지난 2월 하순으로, 6개월 만에 해외에서의 대면외교를 재개하는 셈이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로 확산된 지난 2월 말 이후 처음으로 1박3일 일정의 해외 출장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10일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9일 낮 인천국제공항을 출국해 10일 독일 베를린에서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과 제2차 한-독 외무장관 전략대화에 참석했다. 회담을 마친 강 장관은 11일 오후 귀국할 예정이다. 한국과 독일 사이에 시급히 대면 외교를 해야 할 만한 양자 이슈가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1박3일의 강행군을 감수하는 이번 일정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강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한국 포함 주요 7개국(G7) 회의 틀 확대’ 방침에 반대하는 독일을 직접 설득하기 위해 독일을 방문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마스 장관은 지난달 말 독일 국내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현재의) G7과 G20은 매우 예민하게 조율된 포맷이다. 우리는 (G7에 러시아와 한국 등이 포함된) G11 혹은 G12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독일이 G7 틀 확대를 반대한 명분은 2014년 3월 우크라이나 사태를 일으켜 크림반도를 무력 합병한 러시아를 배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2018년 이후 국방비 확대 문제 등을 놓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들을 경시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심각한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이 주독미군 1만2천명 감축 결정을 내리며 관계가 크게 냉각된 상태다. 외신들은 미 대선을 앞두고 치적 홍보나 ‘중국 포위망’ 구축에 G7 정상회의를 활용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메르켈 총리가 큰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 이뤄진 강 장관의 강행군 외교가 기대하는 성과를 내기 어려워 보이는 이유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