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브레시카의 고속도로 입구에서 경찰이 차량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 브레시카/EPA 연합뉴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이탈리아에 체류하고 있는 한국인을 데려오기 위해 정부가 전세기 2대를 직접 투입하기로 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20일 “이탈리아 한인회가 항공사와 직접 임시항공편을 마련하려고 해왔지만 어려움이 있어서 정부가 주선하는 임시항공편 형태로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밀라노 총영사관 관할 지역에서 421명, 로마의 주이탈리아대사관 관할 지역에서 150명 정도의 교민이 귀국을 희망하는 것으로 외교부는 집계했다. 이 고위당국자는 “임시항공편 두 대를 투입해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관련세부 사항은 계속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세기 투입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계약은 하지 않았고 운행 스케줄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4만명을 넘어서고 사망자도 3천명이 넘는 등 상황이 심각하다. 현지 한인회를 중심으로 교민들이 자체적으로 한국 항공사와 임시 항공편 투입에 대해 협의해 왔지만 진행이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해외 한국인들의 귀국을 위해 정부가 직접 임시항공편을 투입하는 것은 이번이 4번째다. 중국 우한 거주 한국인과 일본 크루즈선에 탑승한 한국인을 귀국시킨데 이어, 이란 교민 80명도 19일 전세기 편으로 귀국했다. 이란 교민들은 정부가 배정한 시설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확진자가 나오면 14일간 시설에서 격리 생활을 하게 될 예정이다.
한편, 17일부터 국경이 폐쇄된 페루에 고립된 한국인들의 신속한 출국을 위해 외교부는 페루 정부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현지의 한국인 여행객 162명과 코이카 봉사단원 등 250명 정도가 임시 항공편 형태로 편성되는 현지 항공편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코이카 봉사단원을 포함해 76명의 한국인이 국경 폐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에콰도르에서도 임시 항공편을 수배해서 이들을 우선 멕시코의 멕시코시티로 이동시킨 귀 귀국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박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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