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로마의 한 병원에서 16일 의료진들이 코로나19 확진 환자를 임시 병상으로 이송하고 있다. 로마/AFP 연합뉴스
코로나19가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이탈리아에서 교민들이 나서 전세기 운항을 추진하고 있다.
이탈리아한인회는 15일부터 17일 오후 6시(현지시각)까지 이탈리아 전역의 교민들을 대상으로 전세기 이용 수요 조사를 진행중이다. 임시 항공편 운항 방안은 서울-로마 노선을 운항해온 대한항공 측이 상업적 운항이 가능할 정도의 인원(최소 200명 이상)이 모이면 특별기를 띄울 수 있다는 의사를 한인회에 전달하면서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충분한 수요가 있을 경우에 자체 판단에 따라 항공편 운항여부, 운항시 운임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이탈리아에서 한국으로 오는 직항 노선은 운항이 중단됐고, 프랑스 파리 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해 귀국할 수는 있다. 다만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각국에서 코로나19도 급속하게 확산되고 이동 중단 조처가 확대되고 있어 항공편이 대폭 축소되거나 끊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탈리아 전체에 한국 교민은 5천여명 정도이고 관광업 종사자나 유학생들이 많다. 현재 관광이 거의 중단되고 학교도 문을 닫은 상황이라, 한국으로 일시 귀국하려는 교민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17일 “정부의 개입 없이, 한인회 자체적으로 수요 조사를 해서 현지의 대한항공 지점과 협의해 임시 항공편을 운항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대한항공은 한국-로마 노선 운영해온 입장에서 사회적 책임의 측면에서 협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운항도 따로 전세기를 띄우는 것보다 수월하고 정부 부담도 적은 모델이어서 눈여겨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교민들을 이탈리아 코로나19 상황이 계속 심각하고,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기존 의료시스템으론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인 점도 크게 우려하고 있다.16일까지 이탈리아 정부가 집계한 누적 확진자 수는 2만7980명이고, 누적 사망자 수는 2158명에 이른다. 누적 확진자와 누적 사망자 모두 전 세계에서 중국에 이어 가장 많다.
박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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