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리수용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4일 평양에서 만났다. 중국 외교부 제공
북한을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4일 리수용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만나 수교 70주년을 맞은 북·중 양국의 우호 강화와 더불어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다. 양측은 “한반도 정세 등의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밝혔다. 구체적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북미 협상 교착 상태에서 비핵화 문제 해법과 협상 재개 방안 등에 대해 북-중간의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외교부의 이날 발표를 보면, 왕이 외교부장은 올해는 북·중 수교 70주년으로 양국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양국 최고 지도자의 중요한 합의에 따라 중조(북·중) 전통 우의를 공고히 발전시키고 각 영역의 우호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이 부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조선노동당이 새 전략 노선을 수립한 것은 북한의 근본 이익에 부합하며, 북한이 모든 고난을 극복하고 전략적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믿는다”며 북한의 경제집중 전략 노선을 지지했다. 왕 부장은 미국과의 무역·패권 경쟁을 염두에 둔 듯 “중국의 발전과 진흥은 대세이며 어떤 국가와 세력 그리고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면서 “북·중 양측은 소통과 교류, 상호 이해와 신뢰를 늘려, 공동의 이익과 정당한 권익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리수용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4일 평양에서 만났다. 중국 외교부 제공
이에 대해 리수용 부위원장은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근 여러 차례 만남이 북중 관계 발전의 방향을 명확히 했다면서, “북한은 중국과 함께 각층 교류를 강화하고 실무 협력을 추진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리 부위원장은 “중국 당과 정부가 대만, 홍콩 문제 등 중국의 핵심이익과 관련된 문제에서 취하는 정책과 조치를 계속 굳건히 지지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이날 오후 6시30분께 에어차이나 CA122편을 타고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했다. 왕이 국무위원이 방북 기간에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왕이 국무위원이 김 위원장을 만났는지 확인해달라는 질문에 “소식이 있으면 제때 발표하겠다”고만 답했다.
박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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