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27일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악수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하노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아침 ‘한국 방문 기간에 비무장 지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린지 몇시간 만에,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화답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최선희 제1부상은 이날 오후 1시께 발표한 담화에서 “오늘 아침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6월29일부터 30일까지 남조선을 방문하는 기회에 비무장지대에서 국무위원회 위원장동지와 만나 인사를 나누고 싶다는 립장을 밝혔다”면서 “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보지만 우리는 이와 관련한 공식 제기를 받지 못하였다”고 밝혔다.
최 제1부상은 “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대로 분단의 선에서 조미 수뇌상봉이 성사된다면 두 수뇌분들 사이에 존재하고 있는 친분관계를 더욱 깊이하고 량국 관계진전에서 또 하나의 의미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긍정적인 뜻을 표했다,
북한의 이런 입장은 북-미 정상의 비무장지대 회동에 대해 미국이 비공식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나 발언이 아닌 공식적 절차로 제의할 경우 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에 김 위원장이 만날 수 있게 명분을 마련해달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행보가 주목된다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아침 트위터에 DMZ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미국시각으로는 28일 오후) 트위터에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을 포함해 아주 중요한 몇몇 회담을 가진 후에 나는 일본을 떠나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으로 떠날 것”이라며 “그곳에 있는 동안 북한 김 위원장이 이것을 본다면, 나는 DMZ에서 그를 만나 손을 잡고 인사(say Hello)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현재 확정된 것은 없으며, 북미간 대화가 이뤄지길 바라는 우리의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지 20 세션3에 들어가기 전 라운지에서 커피 마시던 문 대통령에게 다가와 “내 트윗 보셨습니까?”라고 묻고, 이에 문 대통령이 “네, 봤습니다”라고 하자 “함께 노력해봅시다”라며 엄지 손가락을 들어올렸다고 청와대 쪽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뒤 이날 오후 이틀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 정상 라운지에서 G20 정상회의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는 G20 정상회의 전 라운지에서 있는 문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다가와 "내 트윗 보셨습니까?" 라고 묻고, "함께 노력해봅시다."라며 엄지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고 전했다. 오사카 연합뉴스
방한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해 북한을 향해 비핵화-상응조처 협상과 관련한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전망돼 왔다. 앞서 비무장지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깜짝 만남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떠나기 직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방한 중 김 위원장과 만날 계획은 없으며 다른 방식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다시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을 만날 수도 있다는 의향을 내비침으로써 만남이 극적으로 성사될 수 있을지 다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박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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