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무장세력에 납치됐다 프랑스 군에 구출된 한국 여성 A씨가 프랑스 파리에 도착했으며, 건강 상태는 양호하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이 여성은 ‘여행자제’ 지역인 부르키나파소 남부에서 피랍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12일 “A씨가 부르키나파소에서 남쪽 베냉으로 이동하던 중 ‘체크 포인트’(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미국 여성과 함께 무장세력에 납치된 것으로 보인다는 통보를 프랑스 쪽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프랑스 군병원 측이 A씨에 대해 기본 건강검진을 한 결과 건강상 특별한 이상은 없다고 진단했으며, 심리치료와 경과를 지켜본 후 퇴원조치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A씨가 28일 동안 억류돼 있었다는 프랑스 군의 발표를 기준으로 하면 A씨는 4월 중순께 피랍된 셈이다.

A씨는 장기 해외여행 중이었고, 가족·지인들의 실종 신고나 납치 세력의 연락 등이 없어 정부가 사전에 피랍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A씨 가족들은 A씨와 한동안 연락이 되지 않았지만 좀 더 기다려보기로 하고 실종 신고 등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의 여행경보 단계에서 부르키나파소는 원래 전역이 ‘철수 권고’(적색경보) 지역이었지만, 2015년 6월 이후 북부 4개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여행자제’(황색경보) 지역으로 하향 조정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A씨가 납치된 부르키나파소 전역의 여행경보를 다시 상향하는 방안과 함께 인근 베냉에 대한 여행 경보 지정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와 함께 구출된 프랑스인 2명은 지난 1일 부르키나파소와의 국경 지대인 베냉 북부 펜드자리 국립공원에서 납치됐다.

앞서 프랑스군 특수부대는 지난 10일 부르키나파소에서 무장세력과 교전 끝에 이들에게 납치된 A씨와 프랑스인 2명, 미국인 1명 등 4명의 인질을 구조했으나, 이 과정에서 특수부대 병사 2명이 숨졌다. A씨와 프랑스인 2명은 11일 오후 (한국시각 12일 새벽) 전용기 편으로 파리 근교 빌라쿠블레 군 공항에 도착했으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들을 맞이했다. 최종문 주 프랑스 대사는 마크롱 대통령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감사와 구출작전 도중 숨진 프랑스 병사들에 대한 애도 메시지를 전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