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전 정책실장, 남관표 전 안보실 2차장, 이석배 주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왼쪽부터)
노영민 대사가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명되면서 1월부터 공석인 주중대사에 장하성(66)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내정된 것으로 4일 전해졌다. 주일대사에는 남관표(62)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이, 주러시아 대사에는 이석배(64) 주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 1기 경제정책을 총괄한 장 전 실장은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정무적 중량감을 갖춰 한-중 관계 현안을 책임있게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민대와 푸단대 교환교수 경험 등이 있지만, 중국 관련 전문성은 충분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서 중국의 협력을 이끌어내고, 사드 사태 여파가 여전한 한-중 무역 문제 등을 풀어가기에는 외교·안보 경험이 부족하다는 우려도 있다.
주일대사 교체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 초계기 갈등 등으로 냉기류가 계속되는 한-일 관계의 전환점을 마련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남 전 차장은 청와대 안보실과 외교관 경력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구실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석배 총영사의 주러대사 내정은 파격으로 평가된다. 그는 외무고시를 거치지 않고 러시아 전문관으로 특채돼 주러시아 공사와 주상트페테르부르크 총영사를 지냈으며, 뛰어난 러시아어 실력과 인맥을 갖춘 외교부 내 대표적 러시아통이다.
박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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