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 후보로 베트남 하노이의 인터콘티넨털 웨스트레이크 호텔과 오페라하우스가 떠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회담장으로 거론된 국립컨벤션센터(NCC)는 북한이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소식통은 19일 “인터콘티넨털 호텔과 오페라하우스에서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인터콘티넨털 호텔은 양쪽 지도자 숙소 후보지로부터 중간 정도 거리에 있고 큰 호수인 서호를 끼고 있어 경호가 유리한 것이 장점”이라며 “오페라하우스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여러번 다녀간 것 등으로 볼 때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외교 소식통도 “베트남 정부가 애초 회담장으로 국립컨벤션센터, 오페라하우스, 영빈관을 제안했으며 현재 북·미 실무진이 현장을 둘러보면서 논의를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 실무진이 살펴본 호텔들에서 가까운 오페라하우스는 여전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집사 격으로 의전을 총괄하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은 16일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멜리아, 인터콘티넨털 웨스트레이크 호텔을 돌아봤다. 김 부장이 오페라하우스를 미국 쪽 실무팀과 함께 둘러보는 장면도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들 장소는 모두 하노이의 동쪽에 있다. 김 위원장의 숙소는 소피텔이나 멜리아 호텔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숙소로는 시내 서쪽의 제이더블유(JW)매리엇 호텔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보이며, 미국은 애초 이 호텔과 인접한 국립컨벤션센터를 회담장으로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지 소식통은 “북한이 국립컨벤션센터에 난색을 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김 위원장의 숙소 후보들로부터 너무 멀고, 건물 규모가 커 경호가 어렵다는 점 등이 이유일 것으로 추정했다. 2006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회담장으로 쓰인 컨벤션센터는 높이 53.25m, 길이 215.25m, 폭 113.5m의 웅장한 건물이다.
인터콘티넨털 호텔이나 오페라하우스로 정상회담장이 결정되면 미국도 숙소를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두 후보지 주변에도 숙소를 예약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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