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3일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착해 아딜 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의 영접을 받 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집트 및 사우디 등 걸프만 6개국을 순방하면서 이란에 대한 견제, 시리아 미군 철수, 이슬람국가(IS) 퇴치 등 광범위한 중동 문제를 상대국들과 논의하고 있다. 리야드/AFP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과 관련해 세부 사항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이르면 이번주에 만나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13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방문 도중 미 <시비에스>(CBS) 방송과 한 화상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1월이나 2월이라고 했다. 언제쯤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가 마주 앉는 걸 보게 되느냐’고 묻자 “우리는 세부 사항들을 도출(working out)하고 있다”고 답했다. 북-미 협상에 밝은 외교 소식통은 “북-미 간 협의를 우리가 100% 알 수는 없겠지만 (폼페이오 장관이 언급한 것은) 의제, 시기, 장소 그런 디테일(세부 사항)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2차 정상회담 개최’ 준비를 둘러싼 북쪽의 기류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 소식통은 “2~3주 전만 해도 북쪽에서 (미국의 회담 요청에) 회신이 없었는데 (올해 들어) 성의를 보이는 교신이 있었던 듯하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해 말까지 미국 쪽이 제시한 ‘협상 방식’에 동의하지 않아, 미국의 북-미 고위급 및 실무 회담 요청에 답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북쪽이 침묵을 깨고 협의 의향을 비친 것은 북쪽이 미국과 고위급 회담에 나설 준비가 됐다는 신호로 읽히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뜻을 분명히 한 뒤 4차 방중길에 오른 흐름과도 닿아 있다.
외교가에서는 지난해 11월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었다가 북쪽의 갑작스러운 요구로 연기된 북-미 고위급 회담이 이번에도 뉴욕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회담 시기는 폼페이오 장관이 중동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16일 이후로, 이르면 이번주 후반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 쪽의 (확정적인) 답만 오면 (고위급 회담이 개최) 되는 것으로 안다”며 “이르면 주중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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