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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시진핑, 집권 뒤 첫 방북합의…북중관계 ‘신밀월 시대’로

등록 2019-01-10 16:06수정 2019-01-11 06:16

북중 수교 70년 ‘새로운 도약’ 선언
전통우호 상징 특별열차 타고 방중
국가와 당관계 전면복원 메시지
북 “풍파에도 끄떡없는 불패 친선관계”
북한은 북중관계, 시진핑 방북 강조하지만
중국은 미중·북미 상황 고려 방북시기 정할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9일 중국 베이징에서 생약 제조업체인 동인당(퉁런탕) 공장을 전격 방문해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신화통신이 10일 제공한 사진이다. 베이징/AP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9일 중국 베이징에서 생약 제조업체인 동인당(퉁런탕) 공장을 전격 방문해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신화통신이 10일 제공한 사진이다. 베이징/AP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4차 회담은 내용과 형식면에서 모두 올해 수교 70주년을 맞은 북-중 관계의 ‘새로운 도약’, ‘신 밀월’ 선언이라고 할 만했다. 두 지도자는 정상회담에서 올해 북-중 관계의 최대 이벤트가 될, 시 주석의 집권 이후 첫 공식 방북에 합의했고 이를 공표했다.

우선, <조선중앙통신>과 <신화통신>의 10일 보도는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북중관계를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세심하게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 세상 가장 지심깊고 억세인 뿌리에 떠받들려 신뢰하는 동지관계, 그 어떤 풍파에도 끄떡없는 불패의 친선관계”로 북-중 관계를 표현했다. 시 주석도 ”중-조(북-중) 관계가 새로운 역사의 장을 펼쳤다”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김 위원장은 북-미 비핵화 협상, 경제발전과 민생 해결 등 다양한 면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며,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영향력 강화’ 신호를 강하게 발신했다.

특히 북-중 양국은 지난해에 일반적인 국가간 관계 형식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전통적인 당대당 특수관계를 강조하면서 ‘국가와 당 관계가 전면적으로 복원됐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김 위원장이 전용기 ‘참매 1호’를 놔두고 북-중 전통우호의 상징인 특별열차를 19시간이나 타고 걸려 방중한 점, 김일성 주석이 좋아했다는 베이징반점에서의 오찬, 외교부가 아닌 당대당 관계를 주관하는 대외연락부가 방중 사실을 발표한 점, 발표문에서 당 직함을 정부 직함에 앞세운 것 등에서 그런 의도가 뚜렷히 드러났다. 조성렬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미 협상을 앞두고 북-중이 협상 방안을 조율했다는 의미를 넘어, 김 위원장은 만일의 경우 북-미 협상이 어려워진다고 해도 중국과 함께 가겠다는 ‘새로운 길’ ‘플랜 비(B)’의 의미를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이와함께 지난해 9월께로 추진했던 시 주석의 방북이 미-중 갈등 등의 이유로 계속 미뤄져온 상태에서, 올해 시 주석의 집권 뒤 첫 방북 계획을 확정한 점은 북-중 관계와 김 위원장의 통치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 주석의 방북 초청 수락 내용을 북한은 상세히 전했지만, 중국쪽 보도는 방북 내용을 한 글자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런 점에 비춰보면 중국은 결국 북미 비핵화-상응조처 협상과 미-중관계 상황을 점검하면서, 시 주석의 방북 시기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조성렬 수석연구위원은 “미-중 갈등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북-중 관계 강화와 한-중 관계 회복으로 한반도 영향력을 회복하려 한다”며 시 주석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올 상반기에 평양을 방북하고 하반기에 서울을 방문할 가능성을 전망했다.

무역전쟁 상황에서 중국의 전략적 우선순위가 미국이라는 현실을 고려할 때 시 주석의 방북은 하반기쯤에나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가 미국과의 협상에 장애물이나 갈등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신경 쓸 것이다. 북한과의 관계는 관리에 집중할 것이고 방북을 서두를 이유는 없다”며, 중국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보면서 북중 수교 70주년인 10월6일까지 시간을 두고 방북 시점을 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건국 70주년 기념일인 10월1일에 중국이 김 위원장을 초청할 가능성, 무역갈등으로 미뤄진 미중수교 40주년 행사 일정도 답방 시기에 영향을 줄 변수다.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한반도를 둘러싼 남북·북중·북미관계 가운데 현재 북한이 생각하는 ‘전략적 교집합’이 가장 높은 국가는 중국”이라면서도 “중국은 북한이 원하는 수준의 협력보다는, 미중갈등 상황에서 지금 한반도에서 진행되는 상황을 유지·관리하는 정도가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봤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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