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고위 당국자 밝혀
“미 대화조건 이렇게 낮춘 적 없어”
“미 대화조건 이렇게 낮춘 적 없어”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24일 “미국은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 북한에는 지금이 (북-미 대화에 나서기) 가장 좋은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북한이) 어느 정도 추가 도발하지 않으면 대화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고,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가세했다. (미국이) 이렇게 얘기한 적이 과거에는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그렇게 (대화의) 조건을 걸고 어렵게 하던 미국이 일단 만나서 대화하자고 하니, 이때 만나서 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또 “제가 미국에 가서 물어보니 여전히 그게(틸러슨 장관의 발언) 유효하다고 한다”며 “(틸러슨 장관이) ‘날씨 이야기도 할 수 있다’고 한 것은 모여서 (북한의) 우려가 무엇인지 어떤 식으로 협의할지 모든 것을 다 얘기해보자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평창에 와서 (겨울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이 긴장 완화의 신호라고 본다. 여기 와서 있는 동안에는 도발하기 힘들다”며 “일단 온도가 내려가고 (긴장이) 완화되면 대화할 분위기도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 대화의 중요성과 함께 대화 재개 이후 협의 과정에 한국 정부의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남북대화가 북-미 대화나 다른 비핵화, 북핵 문제 해결의 대화로 끌고 나가는 데 추동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고 남북대화를 하고 있다”며 “(이후 협의 과정에) 한국 참여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외교적 수단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23일(현지시각) 보수적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 주최 강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수단을 통해 (북핵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한다. 365일 동안 일관되게 그래 왔고, 지금도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동시에 그것(외교해법)이 가능하지 않다고 대통령이 결론 내릴 경우에 대비해,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옵션을 제시한다”며 “그럴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지, 각각의 결정에 따른 위험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파악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에 역점을 두고 있고,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군사적 옵션’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하지만 그에 대한 위험도 충분히 주지시키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노지원 김지은 기자,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zone@hani.co.kr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23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 주최 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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