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6일 오후(현지시간)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독일 함부르크 시내 미국총영사관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만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6일(현지시각) 저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찬을 하며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북핵 문제 대처를 위한 3국 공통 정책 방안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만찬은 함부르크 주재 미국 총영사관에서 저녁 7시30분에 시작돼 두 시간 넘게 이어졌으며, 정상 간 대화의 대부분은 북핵 문제에 할애됐다.
이 만찬에 배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회동 뒤 브리핑에서 “한·미·일 3국이 정상 차원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해 긴밀한 공조 의지를 확고히 다지는 계기가 됐다”며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가 열리고, 불과 이틀여만에 35개 국가 및 국제기구가 강력한 규탄 성명을 발표하는 상황인만큼, 대부분의 시간을 북핵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3국 정상들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보다 강력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신속하게 도출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또 북핵 문제 진전을 위해 G20 기간 중 중국·러시아와 긴밀히 소통해나가기로 했다. 강 장관은 “북한의 핵 탄도미사일 능력 능력의 고도화를 시급히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도 인식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의 고삐를 더욱 조이는 한편, 지난주 한-미 정상회담에서 공식화한 단계적·포괄적 비핵화 구상을 두 정상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3국이 긴밀히 공조해 비핵화 로드맵을 만들자는 문 대통령의 제안에 트럼프 대통령이나 아베도 별 이의를 달지 않았다”고 전했다. 강 장관은 미국이 주장하는 ‘대북 군사적 옵션’이 논의됐느냐는 질문에 “군사적 옵션에 대한 얘기는 안 나왔다”며 “결국 평화적 해결 방법, 피이스풀 프레셔 캠페인(Peacsful pressure campaign)을 추구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로 경제적 제재를 얘기했다. 북한에 최대 압박을 통해 경제적으로 더이상 감내할 수 없을 상황이 오게 해서 비핵화 테이블에 나오게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제재의 구체적 방법’에 대해 논의가 있었는지에 대해 강 장관은 “어떤 것이 효과적일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지에 대해선 국제사회의 의견을 모아야 하기 때문에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중국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중국의 개인과 기업에 대해 추가적 조처를 검토 중”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동에는 우리 쪽에선 강 장관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정의용 안보실장이, 주최측인 미국에선 틸러슨 국무장관과 므누신 재무장관,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일본에선 노가미 관방장관, 야치 엔에스시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함부르크/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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