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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영상] 다시 보는 한미정상회담…질문 잊은 박근혜

등록 2016-11-03 13:53수정 2016-11-08 11:36

2년 연속 한미 공동 기자회견서 질문 잊고
“어, 그, 저” 반복 영상 누리꾼에 다시 회자

박근혜 대통령이 2년 연속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공동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잊고 엉뚱한 답변을 하는 영상이 누리꾼들 사이에 다시금 화제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4년 4월25일 서울 청와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불쌍한 대통령이 질문조차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으나 박 대통령은 민망한 웃음만 지었다.

영상을 보면, 박 대통령은 ‘북한은 제재 조치가 가장 많이 가해진 국가인데 만일 또 추가 핵실험을 할 경우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요'라는 미국 기자의 질문을 받고 한동안 대답을 하지 못한다. 박 대통령이 답변을 하지 않자 한국 진행자는 “대통령님”이라고 부르고, 오바마 대통령이 급기야 “불쌍한 대통령이 질문조차 기억하지 못한다”(The poor president doesn't even remember what the other question was)고 말한다. 박 대통령이 민망한 듯 웃다가 ”아까 그, 아휴, 말씀을 오래 하셔갖고, 허허, 질문이 그러니깐, 그, 저“라고 더듬는다. 이후 답변을 이어갔으나 그것마저 질문과 거리가 멀었다. 사실상 한국이 북에 어떤 조처를 취할지를 묻는 질문에 박 대통령은 ”중국이 리더십을 발휘하길 기다린다“고 답한 것.

“핵실험을 강행했을 때 어떤 조치가 있을 수 있겠는가 그렇게 질문을 하신 걸로 기억합니다. 이번에, 인제, 만약에 4차 핵실험을 하게 된다면, 이거는, 그, 동북아의 안보지형을 근본적으로 뒤흔들어놓고 바꾸어 되게 되는 거고, 또 중국을 비롯해서 6자회담을 통해서 뭐를 해볼까 하는, 이런 노력이 이, 그, 저 무의미하고 물거품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되면은, 유엔은 세계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동북아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그런, 더 강한 제재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요. 그래서 중국이 이러한 위험한 상황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서 이런 위협이 현실화 되지 않는, 그런 어떤 리더십을 발휘해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

박 대통령은 자신이 없는 듯 청중과 눈을 마주치지 않고 답을 이어갔다. 마지막에는 오바마 대통령 얼굴을 쳐다본다. 미국 백악관이 공개한 기자회견 영상에는 ‘불쌍한 대통령'이라는 부분이 묵음 처리돼 있다. 어감차에 따른 외교적 결례를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똑같은 상황은 다음해에도 반복된다. 2015년 10월 16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공동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이 대답할 차례가 됐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얼굴만 쳐다본다.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하도 길게 말씀하셔갖고 질문을 잊어버렸어요. 허허허 말씀 듣다가…”라고 입을 연다. 이어 “아, 맞다, 저기, 그…”라고 말을 꺼내며 웃다가 답변을 내놓지만 이 역시 질문을 비켜나갔다.

미국 기자의 질문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러시아 정상과 함께 했다. 이 방문으로 (한국이) 미국에게 주려는 메시지는 무엇이냐”는 것. 사실상 미국이 반대했는데도 중국 열병식에 참여한 의도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박 대통령은 그해 9월3일 중국 전승절 기념일에 톈안먼 망루에 올라 열병식을 참관하는 깜짝 이벤트를 벌이고 한·미 공동 기자회견 전날인 10월15일 미 국방부인 펜타곤을 방문해 공고한 한·미동맹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중국 전승절은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로, 첨단무기를 선보이는 열병식을 통해 미국과 함께 세계 2대 경제대국으로 올라선 중국의 위상과 군사력을 과시하는 자리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박근혜 대통령은 미국의 동맹국 가운데 유일하게 열병식에 참석한 정상”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날 미국 기자의 질문에 박 대통령은 자신이 “전승절에 중국과 러시아 정상에 어떤 메시지를 전했느냐”는 뜻으로 잘못 이해하고 답변했다.

“그, 중국 시 주석 지도자와도 얘기하고, 또 뭐 그 러시아의 그 지도자하고도 얘기를 했는데, 북한 핵이 그 이 지역에 어, 동북아에 더 나아가서, 세계에 얼마나 큰 위험이 되고 있는가, 이거는 반드시 그 공조를 통해서 힘을 합해서 해결을 해야 된다는, 그런 거에 대한 얘기를 나눴고, 또 그 안보위협 뿐만이 아니라 북핵으로 인해서 어, 이 한반도에서 또 유라시아까지, 전부 이렇게 또 중국으로 다 자유롭게 왕래하면서 성장을 경제 쪽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큰 가능성이 있는데, 그것이 딱 가로막음으로 해서 이 지역이 갖고 있는 큰 성장 잠재력이 훼손되고 있는가 하는, 그런 데 대해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에 있어서, 어, 그, 다 공감을 하고 어쨌든, 그런 쪽에 뭔가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을 해보자 하는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답변이 끝나자 한국과 미국 기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한국 기자들도 박 대통령의 한국어를 이해하기에는 벅찼다.

박유리 기자 nopimuli@hani.co.kr

[디스팩트 시즌3#26_이젠 '박근혜 게이트'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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