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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황총리, 대통령 지시에 급조된 성주 방문… ‘화’만 자초

등록 2016-07-15 22:24수정 2016-07-15 23:39

대통령 ‘적극대처’ 지시에 뒤 14일 밤 결정
1991년 정원식 총리 뒤 25년 만의 총리 달걀세례
6시간 넘게 머물러, 서울 일정 줄줄이 취소
경찰청장 “감금은 아니다”라고 밝혀
15일 경북 성주군청에서 사드 배치 관련 설명을 하던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달걀이 날아들자 경호요원들이 우산으로 막고 있다. 2016.7.15 [매일신문 제공]
15일 경북 성주군청에서 사드 배치 관련 설명을 하던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달걀이 날아들자 경호요원들이 우산으로 막고 있다. 2016.7.15 [매일신문 제공]
15일 황교안 국무총리의 경북 성주 방문 일정은 급조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아셈(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차 몽골로 출국하기 직전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사드와 관련해 “불필요한 논쟁을 멈출 때”라며 ‘적극 대처’를 지시한 데 따른 조처다. 총리실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몽골로 떠난 날 황 총리의 성주 방문이 정해졌다”고 전했다.

황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께 한민구 국방부 장관, 김관용 경북도지사, 성주가 지역구인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 등과 함께 주민설명회가 예정된 성주군청에 도착했다. 그러나 성주군민은 황 총리를 물병과 달걀 던지기로 맞았다. 총리가 달걀 세례를 받은 것은, 1991년 정원식 당시 총리 지명자가 한국외국어대학을 방문했다가 밀가루·달걀 세례를 받은 뒤 25년 만이다.

황 총리는 마이크를 잡고 성주군민의 애국심에 호소하려 했다. 황 총리는 “성주는 일제치하에서 독립청원서를 만들어서 파리만국회의에 제출한 김창숙 선생님을 비롯한 많은 유공자와 독립운동가, 학자를 배출한 충정의 고장”이라며 “이런 성주가 사드 배치 지역으로 발표된 이후에 지역 주민께서 참으로 많은 우려를 하고 계신 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성주 참외’에 끼칠 악영향을 고려한 듯 “여러분께서 지금까지와 같이 아무런 걱정 없이 생업에 종사하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제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사드 레이더와 아주 비슷한 그린파인 레이더에 대해 전자파 강도를 검사한 결과 인체 보호기준보다 훨씬 낮은 평가가 나왔다”며 위해성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성난 군민들을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었고, 황 총리는 주민들에 가로막혀 버스 안에 머물다 오후 5시35분께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시위 현장을 빠져나왔다. 대통령이 국내를 비운 사이 국정 컨트롤타워 구실을 맡은 총리가 6시간여 동안 공백 상태에 있던 것이다.

황 총리는 저녁까지 성주에서 발이 묶이는 바람에 이날 오후 서울에서 예정된 정부업무평가위원 위촉장 수여식(오후 4시 정부서울청사 본관)과 한국무역협회 창립 70돌 기념식(오후 6시)에 참석하지 못했다. 수여식은 취소됐고, 무역협회 행사엔 이관섭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대신 참석해 기념사를 읽었다.

황 총리와 한민구 장관이 탄 버스가 6시간 넘게 움직이지 못한 사태와 관련해, 강신명 경찰청장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감금된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강 청장은 민경욱 새누리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대해 “이동로가 저지됐을 뿐이지 경찰력이 버스를 에워쌌고 총리님 이하 수행단은 버스 안에서 정상적인 상태로 있었다”고 답했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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