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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북핵 대응 한미일-중 균열…중국 “6자 대화 재개” 재촉구

등록 2016-04-01 19:22수정 2016-04-01 22:18

중, 북핵 한국과 이견 보인듯
오바마에 대놓고 사드 반대 뜻
“남중국해 문제 일방 편들지 말라”

한국, 눈에 띄게 어정쩡한 태도
‘3국 안보협력’ 대신 ‘3국 협력’
남중국해엔 아무 언급도 안해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1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옴니 쇼럼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1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옴니 쇼럼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한국·미국·중국·일본 정상은 3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계기에 진행된 연쇄 양자·3자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2270호의 완전하고 전면적인 이행을 다짐했다. 하지만 북핵 문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남중국해, 한·미·일 3국 안보협력 등 주요 쟁점과 관련한 속내가 제각각이고 쟁점별 의견 분포도 복잡하다.

첫째, 북핵 문제 대응에선 한·미·일(‘제재 강화·집중’) 대 중국(‘대화 추진’) 사이에 균열선이 거듭 확인됐다. 얼핏 기존 구도의 재확인 같지만, 중대한 상황 변화가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세적이고 단호한 태도로 ‘대화 추진’을 강조한 사실이다. 중국 외교부의 1일 발표를 보면, 시 주석은 박근혜 대통령과 한 정상회담에서 “대화와 협상은 문제를 해결할 유일하게 올바른 방향”이라며 “6자회담의 틀 안에서 대화 재개를 추동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구체적 설명 없이 박 대통령이 “최근의 반도 정세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고만 덧붙여, 한·중 정상 사이에 북핵 대응 방안을 두고 상당한 이견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시 주석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한 회담에서도 “비핵화, 평화 안정, 대화·담판을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3원칙’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안보리 결의 2270호의 “완전하고 엄격한 집행”도 강조했는데, 이는 제재뿐만 아니라 결의 49항(한반도·동북아 평화 안정 유지)과 50항(6자회담과 9·19공동성명 지지)도 균형감 있게 이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북핵·사드·남중국해 관련 한·미·중 정상 발언
북핵·사드·남중국해 관련 한·미·중 정상 발언
둘째, 동북아 역내 질서 관리·조정과 관련해서도 복잡한 균열선이 드러났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미·일 3국 정상회의 뒤 중국을 겨냥한 “3국 안보협력 강화”를 강조한 반면, 시 주석은 미·중 및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내 사드 배치 반대를 명시적으로 밝힌 게 대표적이다. 시 주석이 오바마 대통령한테 직접 ‘사드 반대’ 뜻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시 주석은 오바마 대통령 면전에서 “미국이 남중국해 문제에서 일방의 편을 들지 않기를 바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셋째, ‘3국 안보협력 강화’ 및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어정쩡한 태도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박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회의 언론 발표에서 “3국 협력을 매우 중시한다”면서도, 미·일 정상과 달리 “3국 안보협력”이라는 표현을 피했다. 대신 ‘대북 3국 공조’를 강조하며 “3국 협력이 역내 다양한 국가들과의 협력을 선도해 아태지역의 평화 번영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뉘앙스가 사뭇 다르다.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서도 미·일 정상이 “규칙에 기반한 질서”라는 표현으로 대중국 대응 의지를 강조한 반면, 박 대통령은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미·일 대 중국의 갈등에 끼어들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요약하면 북핵 대응에선 ‘한·미·일 대 중국’, 한·미·일 3국 안보협력에선 ‘미·일 대 한국 대 중국’, 사드 배치에선 ‘한·미·일 대 중국’, 남중국해 문제에선 ‘미·일 대 중국’의 복잡한 균열선이 드러난 셈이다. 앞으로 북핵 대응과 한반도 정세 관리 문제에서 역내 주요국 사이에 구심력보다 원심력이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제훈 기자, 워싱턴/최혜정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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