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이후 한반도
김홍균 본부장·성 김 대표 등
21일 첫 ‘고위급 제재 협의’ 진행
대북 제재 이행 구체방안 조율
성 김, 베트남·캄보디아도 방문
제재 이행 협력 강화할 듯
김홍균 본부장·성 김 대표 등
21일 첫 ‘고위급 제재 협의’ 진행
대북 제재 이행 구체방안 조율
성 김, 베트남·캄보디아도 방문
제재 이행 협력 강화할 듯
한국과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가 21일 오후 서울에서 ‘북핵·북한 문제’ 대응 방안을 협의한다. 앞서 11일 미국 워싱턴에서 만난 지 열흘 만이다. 2003년 6자회담 출범 이래 한-미 수석대표가 열흘 간격으로 서로 상대방 수도를 방문해 협의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례가 없으니, 당연히 주목할 일이다. 일단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20일 “예정된 협의 일정인데다 자주 만나는 건 좋은 일 아니냐”고 설명했다.
6자회담 한국 수석대표인 김홍균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1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외교부)에서 미국 수석대표인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대니얼 프리드 국무부 제재정책조정관과 ‘한·미 고위급 제재 협의’(고위급 제재 협의)를 진행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2270호 채택 이후 대북 제재·압박 방안 전반을 조율할 예정이라고 외교부가 밝혔다. 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고위급 제재 협의’에 한국 쪽에선 외교부 관계자들이, 미국 쪽에선 국무부·상무부·재무부 제재 담당관들이 참여한다. 안보리 결의 2270호는 물론, 한-미 양국의 단독 대북 제재(한국 3월8일, 미국 3월3일과 16일 발표)의 효과적 이행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는 게 외교부 쪽 설명이다.
김 본부장과 성 김 대표는 ‘고위급 제재 협의’에 앞서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를 별도로 진행한다. 앞서 김 본부장은 2월29일 취임 뒤 첫 국외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해 11일 워싱턴에서 성 김 특별대표와 만났고, 18~19일엔 베이징을 방문해 6자회담 의장인 우다웨이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협의했다. 6자회담 수석대표 접촉이 ‘한·미→한·중→한·미’ 순으로 잇따라 진행되는 셈이다.
김 본부장과 성 김 대표의 잇단 회동에 대해, 외교부 고위관계자는 “(김 본부장의 방미 일정 때도 이번 협의) 날짜를 서로 협의하고 있었다”며 ‘돌발 상황’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대북 압박을 어떻게 하면 가장 강력하게 최대화할 수 있을지 협의하는 과정”이라고 말해, 연쇄 협의의 초점이 ‘대화’가 아닌 ‘제재 다걸기(올인)’에 맞춰져 있음을 내비쳤다.
앞서 김 본부장은 우다웨이 대표를 만난 뒤 기자들한테 “우리 쪽은 안보리 이행 결의 과정에서 한·미·중 3자 협의 추진을 제안했고 중국 쪽은 개방적 자세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더 협의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아, ‘한·미·중 3자 협의’가 당장 성사 단계는 아님을 내비쳤다.
한편 성 김 대표 일행은 한국에 이어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방문한다. 미 국무부는 19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성 김 특별대표가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 이행을 포함해, 북한과 관련된 광범위한 이슈를 놓고 해당국 고위 관료들과 회의를 하고 24일 워싱턴으로 복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소식통은 “미국은 안보리 결의 이행에 동남아 국가의 참여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성 김 대표 일행의 방문은 안보리 결의 이행과 관련한 두 나라의 (제도적·기술적 기반 정비 지원 등) 역량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 김 대표의 동남아 방문은 북한과 우호적 관계인 두 나라가 북한과 더욱 긴밀한 협력을 맺을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목적도 깔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워싱턴 베이징/이용인 김외현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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