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즈워스 전 주한 대사
DJ-클린턴 연결고리 역할 평가
빌 클린턴 미국 행정부 시절 주한 미국대사를 역임했고, 미국 외교가에서 몇명 남지 않은 ‘대북 협상파’의 상징적인 인물인 스티븐 보즈워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 3일(현지시각) 숨졌다. 향년 77.
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한미연구소는 4일 보즈워스 전 대표가 자택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그는 2013년부터 지금까지 한미연구소 소장을 맡아왔다. 보즈워스 전 대표의 사망 원인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몇 년 전 전립선암에 걸린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와의 인연은 1995년부터 2년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초대 사무총장을 맡아 경수로 협상을 이끌면서 시작됐다. 이어, 1997년 11월 말부터 2001년까지 주한 미국대사를 역임했다.
그는 주한 미국대사로 재직하는 동안 김대중 정부와 빌 클린턴 행정부를 연결하는 윤활유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집권 직후 보즈워스 전 특별대표가 면담을 요청하자 ‘의전과 격에 어긋난다’는 주변의 만류에도 직접 만나 새 정부의 외교정책을 설명해줬다. 그 뒤로도 김 전 대통령은 보즈워스 전 대표를 직접 챙겼고, 두 사람의 각별한 인연은 클린턴 행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적극 지지하고 북-미 관계 개선을 진척시키는 밑거름이 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1기에서는 2009년 2월부터 2년8개월간 대북정책 특별대표직을 맡아 대북정책을 실무적으로 총괄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미 행정부 내부의 북한에 대한 전반적인 강경 분위기 탓에 20년간 한반도 문제에 천착하며 경험적·이론적으로 탄탄하게 쌓아올린 그의 ‘대북 협상론’을 관철할 여건이 갖춰지지 못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이제훈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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