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하고 있는 한민구(오른쪽) 국방부 장관이 5월30일 애슈턴 카터(왼쪽) 미국 국방장관, 나카타니 겐(가운데) 일본 방위상과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한-일 국방장관 회담 4년만에 열려
자위대 한반도 활동엔 한국 동의
원칙 합의…구체 방안은 추후 논의
한-미-일 군사협의채널 개설 촉각
자위대 한반도 활동엔 한국 동의
원칙 합의…구체 방안은 추후 논의
한-미-일 군사협의채널 개설 촉각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 주변에서 집단자위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주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최근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으로 국내에서 제기된 우려였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30일 싱가포르에서 4년 만에 열린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과의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이런 우려를 핵심 의제로 제안했다. 그 결과 두 나라는 자위대가 한국의 주권 영역에서 활동할 때는 한국의 요청과 사전 동의가 필요하다는 원칙을 재확인하고, 향후 세부 논의를 위한 실무협의를 해나가기로 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가 한반도와 관련될 경우 그 행사의 범위와 요건, 절차, 범위 등을 실무협의에서 구체화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실무협의를 한-일, 또는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의 통로로 활용하려 들 것으로 예상돼, 한국이 한-미-일 삼각동맹의 협의채널 개설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방부는 조만간 실무협의 일정 등을 미·일과 협의할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이 모두 미국과 작전계획을 공유하는 만큼 미국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논의의 형식은 기존 대화 틀을 이용할 방침이다. 한-미-일 간 협의는 ‘3국 안보토의’(DTT), 한-일 간은 국장급 ‘국방정책실무회의’, 한-미 간은 ‘한-미 안보정책구상’(SPI)을 통해 논의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주권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자위대의 활동으로는 △자위대의 미군 함정 보호 및 후방 지원 △유엔사 후방기지의 지원 및 보호 △한국 거주 일본인의 소개 작전 △북한 미사일의 주일미군 공격에 대한 반격 등이 꼽힌다. 실무협의에선 구체적인 군사 상황을 상정해 놓고 어디까지 자위대의 활동 범위를 허용할지, 일본이 언제, 어떤 절차와 채널 등을 통해 한국과 협의하고 사전 동의를 받을지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일 간 인식 차이가 있어, 협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일본은 4월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을 계기로 자위대의 역할을 확대하려는 의도여서, 이를 경계하는 한국과 마찰을 빚을 공산이 크다. 한-일은 이번 회담에서도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나카타니 방위상은 지난 17일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받으면 자위대가 보복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한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도 헌법상 한국의 영토다. 사전 협의와 동의 대상”이라며 이 발언에 쐐기를 박았다. 그러나 나카타니 방위상은 “추후 논의하자”고 피해갔다. ‘북한이 한국의 주권 영역’이라는 한국 입장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다.
양국의 관심사에도 차이가 난다. 한국은 자위대의 집단자위권 견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일본은 양국간 군사협력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나카타니 방위상은 30일 일본 기자들에게 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도 실무협의에 대해 별로 언급하지 않았다. 국방부 당국자는 “일본은 실무협의를 자신들의 의제, 예컨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 같은 것을 논의할 채널로 여기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일 간 정보 교환은 지난해 말 체결된 ‘한-미-일 3국 정보공유 약정’을 통해 이뤄지지만, 약정의 적용 대상은 북한 핵·미사일로 제한된다. 그러나 실무협의에서 군사 상황을 설정해 자위대의 활동 범위를 규정하기 위해선, 일정 정도 한-미 작전계획과 미-일 작전계획의 공유가 불가피하다. 국방부 당국자는 “한-일 간 작전계획의 공유가 어려운 현실에서 군사적 조치를 상정해 협의해가는 지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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