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외교

케리 “김정은 끔찍한 짓 계속하면 국제형사재판소 회부될 수도”

등록 2015-05-18 19:45수정 2015-05-18 22:23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회의실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이야기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회의실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이야기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케리 미 국무장관 기자회견
“비핵화 수용 않으면 대화 없다”
대북 강경책 유지 재확인
아베의 위안부 인식 관련
“일본군에 의한 인신매매” 표현
미 일본편중에 균형찾기 조처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18일 ‘대북한 강경 대응’을 위한 ‘한-미-일 공조’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최근 ‘외교적 고립’이라는 비판을 받는 한국이 자칫 남북관계 개선 등 미국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튀는’ 것을 막기 위한 정지작업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신 일본의 과거사 문제에 대해선 짐짓 ‘엄한’ 태도를 지어 보이며 사과를 요구하는 듯한 뉘앙스의 언급을 내놨다.

케리 장관은 북한이 비핵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한 대화는 이뤄질 수 없으며, 대북 제재는 지속될 것이라는 미국의 기존 태도를 거듭 확인했다. 그는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출 실험에 성공한 것과 관련해 “매우 도발적인 것이며 유엔이나 국제기준에 어긋난다”며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또다른 도발의 사례로 볼 수 있으며 행동이 나빠진다면 궁극적으로 제재 강화에 대해 논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16일부터 중국과 한국을 잇따라 방문한 그는 또 “중국도 미국과 한국, 일본, 러시아와 생각이 같다”며 “북한이 비핵화를 하는 대신 위협을 계속하면서 국제사회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는 데 대해 국제사회의 인식이 이렇게 단결된 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케리 장관은 김정은 체제의 인권·핵 문제에 대해서도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북한 쪽의 맹렬한 반발 속에 지난해 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과한 북한인권결의안을 언급하며, “(김 제1비서가) 끔찍한 짓을 계속한다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말했다. 북한 ‘최고 존엄’인 김 제1비서의 형사처벌 가능성이라는 민감한 문제를 직접 제기하며 북한에 경고를 보낸 셈이다.

국가정보원이 최근 공개한 현영철 북한 인민무력부장의 숙청을 거론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그는 “세계는 점점 끔찍하고 잔인한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며 “자기 측근이었던 이들을 대단히 충격적이게도 공개적으로 처형을 하면서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기도 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 방안을 내놓지는 못해, 외교적 해결책의 모색보다는 ‘북한 때리기’를 통해 한-미-일 삼각공조의 기반 쌓기에만 주력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아베 정부의 역사수정주의적 인식에 대해서는 미 행정부 인사로서는 보기 드물게 강도 높은 우려를 표명했다. 케리 장관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아베 총리가 사용하고 있는 인신매매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답변하면서 “2차 대전 때 일어난 일들, 특히 전쟁 시기 일본군에 의한 성적 목적의 여성 인신매매”라는 표현을 썼다. 주어를 생략했던 아베 총리와는 달리 일본군의 책임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이다.

또 케리 장관은 “미국은 일본에 과거사에서 비롯된 문제들을 좀더 나은 인접국과의 관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도록 지속적으로 독려하고 있다”며 향후 아베 정부의 전향적인 조처를 기대한다는 뜻도 피력했다. 과거사 문제에서 일본의 책임을 명시한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 계승 입장을 “주목한다”고도 밝혔다.

케리 장관의 이런 태도를 두고는, 박근혜 대통령의 6월 방미를 앞두고 ‘미-일 신밀월’ 기류에 대한 한국의 반발을 누그러뜨림으로써 한-미-일 삼각공조의 기반을 다지려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북한의 위협에 대해 동맹을 강화하겠다는 점에서 미국은 바뀐 게 하나도 없다. 오히려 일본의 사과는 충분하니 한국이 받아들이라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문재인 전 대통령 인터뷰 ① “검찰개혁 한다던 윤석열 발탁, 후회한다” 1.

문재인 전 대통령 인터뷰 ① “검찰개혁 한다던 윤석열 발탁, 후회한다”

경찰 인사 ‘윤석열 옥중통치’ 논란…국힘 대선주자들도 줄세우나 2.

경찰 인사 ‘윤석열 옥중통치’ 논란…국힘 대선주자들도 줄세우나

문재인 전 대통령 인터뷰 ② “민주당 포용·확장할 때…이재명 대표도 공감” 3.

문재인 전 대통령 인터뷰 ② “민주당 포용·확장할 때…이재명 대표도 공감”

이재명, 오늘 국회 연설서 ‘국회의원 주민소환제’ 다시 꺼낸다 4.

이재명, 오늘 국회 연설서 ‘국회의원 주민소환제’ 다시 꺼낸다

문재인 전 대통령 인터뷰 ③ “트럼프는 첫인상 중요시해…첫 회담이 관건” 5.

문재인 전 대통령 인터뷰 ③ “트럼프는 첫인상 중요시해…첫 회담이 관건”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