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등 아랍권 10개국 반군 상대 공습
공관원 2명·거주민 3명 전세기로 추가 탈출
수도 사나에에 생업 기반 5명은 철수 거부
공관원 2명·거주민 3명 전세기로 추가 탈출
수도 사나에에 생업 기반 5명은 철수 거부
예멘의 시아파 ‘후티’ 반군을 상대로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권 국가 10개국이 공습을 진행중인 가운데, 주예멘 한국대사관 직원들이 모두 철수하면서 사실상 ‘공관 철수’ 사태가 발생했다. 정부는 예멘 인근 아덴만 해역에 있는 왕건함에 대사관 임시 사무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정부 당국자는 31일 기자들에게 “한국인 3명과 공관원 2명이 31일(현지시각) 각각 유엔 전세기와 배편을 이용해 추가로 철수했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1차적으로 교민 8명과 공관원 2명이 유엔 전세기로 철수한 데 이은 2차 철수로, 이로써 예멘 대사관에 근무하던 한국인 직원 4명은 모두 철수한 셈이 됐다. 이 당국자는 “예멘 인근 아덴만 해역에 있는 왕건함 내에 대사관 임시사무소를 설치해서 잔류 국민 23명을 보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덴만에는 해적 퇴치 및 한국 선박 보호 등을 위해 청해부대가 주둔중이다. 대사관 임시사무소를 함정에 설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습이 집중되고 있는 수도 사나에는 한국인 5명이 남아있으며, 이들은 현지에서 사업을 하는 등 그곳에 생업 기반을 두고 있어 철수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그분들께 위험도에 대해 충분히 알려드렸지만, 현 상황에선 떠나지 않고 잔류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분들”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유사시 한국대사관의 예멘인 직원들을 통한 대사관 지하실 대피 등의 복안도 마련해놓은 상태다. 31일 전세기 편으로 유엔 직원들도 모두 철수하면서 추가 항공편이 마련될 가능성이 낮아, 잔류 국민의 장기 고립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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