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언론 “IS에 가담하려
시리아로 밀입국 했을수도”
정부 “IS 가담설 구체증거 없어”
시리아로 밀입국 했을수도”
정부 “IS 가담설 구체증거 없어”
한국인 10대 한 명이 터키의 시리아 접경지역인 킬리스에서 실종된 지 1주일째 행방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에서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하기 위해 시리아로 밀입국했을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지난 8일 터키에 입국한 김아무개(18)군이 10일 오전(현지시각) 시리아와 접경한 킬리스에서 투숙했던 호텔을 나선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고 18일 주터키 한국대사관이 밝혔다. 김군은 이날 투숙했던 호텔에서 소지품을 챙겨 같은 방을 쓰고 있는 동행인 ㄴ(45)씨도 모르게 호텔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군은 최근 부모에게 터키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고 말했고, 김군 부모는 미성년자인 김군을 위해 같은 교회에 다니는 ㄴ씨에게 7박8일 일정의 터키 여행 동행을 부탁했다. ㄴ씨는 김군이 사라지자 혼자서 김군을 찾아다니다 12일 대사관에 신고했다. 터키 경찰과 관계 당국은 전담팀을 구성해 수사하고 있으나 실종 8일째인 18일까지 김군의 행적을 찾지 못했다.
터키 주요 일간지인 <밀리예트>는 17일 터키를 통해 시리아로 가는 ‘아이에스’ 동조자 국가에 한국이 추가됐다며, 18살 한국인 남성이 시리아로 넘어가 아이에스에 가담했다고 보도했다. <밀리예트>는 이 남성이 터키 입국 전에 인터넷을 통해 아이에스 쪽과 연락을 주고 받았으며, 터키 입국 뒤 접경지역인 킬리스를 통해 시리아에 불법입국 했다고 전했다.
<밀리예트>가 보도한 10대 한국인은 김군으로 추정되지만, 현지 대사관 쪽은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보고 있다. 김군이 ‘하산’이라는 이름의 터키인 펜팔 친구와 이메일을 주고 받았지만, 하산이 킬리스에 살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군이 종적을 감춘 킬리스는 아이에스가 장악하고 있는 시리아 북부지역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아이에스에 가담하려는 외국인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들이 이용하는 주요 경로 가운데 하나로 알려졌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8일 메브류트 차부쇼울루 터키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실종된 우리 국민의 소재를 조속히 파악하고 안전한 귀환을 위해 터키 정부가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서 조력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차부쇼울루 장관은 “실종자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김군의 아이에스 가담설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17일 김군 실종과 관련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관계자는 “김군의 컴퓨터를 분석하는 등 언론에 보도된 모든 가능성에 대해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률 손원제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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