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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하토야마 “중국 위협 걱정되면 오히려 중국과 협력 강화해야”

등록 2014-11-19 20:21수정 2014-11-20 03:42

2014 한겨레-부산 국제 심포지엄 원탁토론
19일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는 이어진 원탁토론에서 “중국의 위협이 걱정되면 오히려 중국과 가까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 총리의 일본 정부가 최근 집단적자위권 보유,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 등을 추진해 지역 안보 위협을 증가시키는 데 대한 일갈이다.

문정인 연세대 교수
문정인 연세대 교수
문정인 연세대 교수
“중국이 30년대 일본처럼
군을 통제 못한다는
우려가 일본에서 나와”

문정인 연세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에서, 하토야마 전 총리는 “중국의 위협은 물론 있다. 군사력이 해마다 두자릿수 성장을 하는 실정”이라며 “그렇다고 중국이 무서우니까 일본이 미국과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면 안 된다. 중국과 협력관계를 강화해 군사력에 의존하지 않고 대화로 위협 요소를 배제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상적인 것은 상시 안전체제”라며 “긴박한 위기 상황이 오면 미국에 도움을 요청하되, 그러지 않을 땐 미군이 기본적으로 철수하는 게 시대에 맞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호랑이와 사자는
한 우리에서 평화롭게
살기 어렵다”

그러나 주일미군 철수가 일본의 군사력 증강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토론자로 참석한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위협을 줄인 뒤에 군대를 줄이는 게 맞는 순서”라며 “주변국들은 일본은 주일미군이 빠지면 자체 군사력으로 충당할 국가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송 전 장관은 “안보는 단시간에 바뀔 수 없다. 긴 시간에 걸쳐 바뀌는 것”이라며 “주한미군이나 주일미군은 상당한 규모로 있어야 한다. 한반도 통일 이후에도 미군이 필요하지 않은 시대가 빨리 오진 않을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하토야마 전 일본총리
하토야마 전 일본총리
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
“아베 정권, 국가를
국민에 우선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아베 정권의 일본이 군국주의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아베 정권은 마치 군국주의 국가로 향하며 국가를 국민에 우선하는 방향을 취하고 있다고 생각된다”며 “군국주의·국가주의적 국가가 아니라 국민들에게 주권을 부여하는 국가로 향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조부인 하토야마 이이치로 전 총리가 일본에 번역·소개한 쿠덴호페칼레르기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백작의 저술을 인용해 “국가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인간이란 목적의 달성을 위해서라면 국가는 없는 편이 낫다”고 덧붙였다.

송민순 전 장관은 “(정부의 정보 통제를 강화하는) 특정비밀보호법 등 개인 인격보다 국가를 우선시하는 ‘신헤겔주의’적 모습이 다른 나라가 아닌 일본에서 나타나는 것은 우려된다”며 “이런 경향이 가장 심한 곳이 북한이고, 중국의 일당독재도 국가우선주의인데, 일본도 그렇게 된다면 아시아에 미래가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문정인 교수는 “중국이 1930년대 군국주의로 치달았던 일본처럼 인민해방군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오늘날 일본에서 나온다. 반면 중국에선 일본의 아베 정권이 말로만 적극적 평화주의를 외칠 뿐 사실상 군국주의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정호 부경대 교수
이정호 부경대 교수
이정호 부경대 교수
“일본 젊은 정치인 보수화
한일 지도자들이
동아시아 공동체 준비를”

최근 일본 사회의 보수화 경향은 앞날을 더욱 우려스럽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왔다. 토론자로 참석한 이정호 부경대 교수는 “현세대 일본의 젊은 정치지도자들이 대단히 보수적 성향을 보이고, 젊은이들이 배우는 역사 교재 역시 민족주의 관점”에 경도돼 있다며 “양국 지도자들이 동아시아 공동체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정인 교수는 “우리가 아는 일본인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 피해 속에서 평화를 애호하게 된 사람들인데, 지금 일본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의 부상과 미-중 관계의 추이에 따라 역내 질서가 요동칠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송민순 전 장관은 “호랑이와 사자는 한 우리에서 평화롭게 살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중이 불협화음을 일으킬 경우 ‘새우 등’ 꼴이 될 수 있는 한국과 일본의 현실에 빗댄 것이다. 그러나 하토야마 전 총리는 “중·미가 사자와 호랑이라고 했는데, 사자와 호랑이가 겉으로는 으르렁대지만 사실 미·일, 일·중, 한·중 이상으로 면밀하게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며 “결코 미·중 사이에 전쟁 같은 패권 투쟁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송 전 장관은 “미·중은 각종 전략적 대화를 진행하는데, 국제정치에서 전략적 대화는 껄끄러운 문제가 있음에도 공존을 위해 이어가는 대화를 말한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오키나와 현 지사 선거에서 미군기지의 현외 지역 이전을 주장한 오나가 다케시 후보가 당선된 데 대해,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일본 국민 전체가 자신들의 문제로 받아들일지가 중요하다. 많은 일본인들이 오키나와는 자신과 관계없다고 말하는 걸로 보인다”며 “오키나와현 이외 일본인들이야말로 민주주의에 눈을 떠야 한다는 것을 이번 선거가 보여줬다”고 말했다. 문정인 교수는 “깨어 있는 국민이 통제할 수 있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 기조연설

2014 한겨레-부산 국제 심포지엄 원탁토론

제10회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 개막

부산/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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