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 개선’ 더 아득해져
라디카 쿠마라스와미 전 유엔 특별보고관의 보고서 내용에 대한 일본 정부의 철회 요청으로 한-일 관계는 다시 뒷걸음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의 본질을 흐리려는 건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과거 잘못을 축소·은폐하려는 시도를 하더라도 역사의 진실은 가릴 수 없으며, 국제사회의 준엄한 비판만 초래할 뿐”이라고 경고했다.
정부는 고노담화 흔들기 등 일본의 이런 시도가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1990년대 초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국제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했을 때부터 제국주의 일본의 잘못이라는 국제적 인식이 정립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일로 일본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태도 변화가 전혀 없다는 것이 분명해진 상황에서, 정부로선 한-일 관계 개선 조처를 적극적으로 취하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그럼에도 정부 태도에선 추가적인 한-일 관계 악화에 대해 부담스러워하는 기류가 느껴진다. 정부는 이번 일과 관련해 따로 일본에 공식 항의하거나 주한 일본대사관 인사를 부르지 않았다. 지난 4월부터 진행중인 한-일 국장급 협의도 이어갈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외교적으로 항의를 하기 위해서라도 한-일 간 채널은 유지하는 게 필요한 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