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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장성택 실각 여부, 16일 김정일 추모식 보면 안다

등록 2013-12-05 21:03수정 2013-12-17 10:17

북 핵심인사들 대거 참석 자리
불참땐 실각 가능성 높아
로동신문 “의리 버리면 간신”
북한은 ‘장성택 실각설’이 제기된 지 사흘째인 5일에도 사실 여부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늦어도 이달 16일에는 장 부장의 거취가 사실상 확인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주기 추모식이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장성택이 건재하다면, 그의 처남이었던 김 위원장의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불참한다면 그가 실각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추모식에는 북한 권력의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 지난해 12월16일 열린 1주기 추모식 때도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물론 장 부장, 김경희 노동당 비서,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등 북한 권부의 핵심 인사들이 참석한 바 있다. 이날 장 부장이 모습을 드러내면 실각까지는 아닐 가능성이 높고, 불참하면 실각 가능성은 크다고 볼 수 있다.

장 부장의 실각 여부가 앞으로 사나흘 안에 북한 매체를 통해 발표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북한이 남한의 장성택 부장 실각 보도에 대해 이번주 말 혹은 다음주 초에 보도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홍 의원은 최근 들어 북한 매체가 남한 언론의 보도에 적극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후계자로 지명된 2009년 이후 고위급 인사가 실각할 경우 대체로 해임 보도를 내 왔다. 리영호 전 군 총참모장이 대표적이다. 북한 군을 대표하는 인물이었던 리 총참모장은 지난해 7월16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리영호를 신병관계로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모든 직무에서 해임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와 함께 사라졌다. 앞서 2011년 6월 홍석형 전 노동당 경제담당 비서가 해임될 때도 북한 매체들은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한편, 장 부장의 실각 가능성이 제기된 다음날인 4일 북한 <로동신문>은 ‘혁명적 신념은 목숨보다 귀중하다’는 의미심장한 장문의 ‘정론’을 실었다. 이 글은 김 위원장의 생전 발언을 인용해 “지난날 아무리 오랜 기간 당에 충실하였다고 하여도 오늘 어느 한순간이라도 당에 충실하지 못하면 충신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충신은 99%짜리란 있을 수 없으며 오직 100%짜리만이 있을 수 있다. 신념과 의리를 지키면 충신이 되고 버리면 간신이 된다”는 주장도 폈다. 이 글이 실린 시점과 내용으로 볼 때 장 부장의 실각과 연관돼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답변에서 “둘(장의 실각과 로동신문 정론) 사이의 상관성이 높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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