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미 의회 통과
클린턴 국무 “미국 기업들 상품 더 쉽게 팔수 있을 것”
클린턴 국무 “미국 기업들 상품 더 쉽게 팔수 있을 것”
12일(현지시각) 미국 의회에서 처리된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에프티에이) 이행법안 통과는 물 흐르듯 진행됐다.
하원과 상원 본회의는 이날 오전 10시에 각각 개회됐고, 의원들의 지리한 토론이 이어졌지만 이날 ‘비준 통과’는 예정된 일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날 저녁 ‘통과의례’ 같은 의원들의 토론이 끝나자, 이행 법안은 하원에서 전자표결에 의해 5분 만에 ‘통과’돼 곧바로 상원으로 넘어갔다. 상원은 하원에서 법안이 넘어오자 그때까지 진행하던 토론을 마무리짓고 기다렸다는 듯 곧바로 ‘통과’시켰다.
2007년 6월30일, 두 나라가 협정에 공식서명한 뒤 4년3개월간의 진통을 겪은 한-미 에프티에이 이행 법안은 지난 3일 의회에 제출된 뒤 회기일 수로 6일 만에 통과돼 ‘최단시일 내 비준 동의’ 기록도 세웠다. 이처럼 미 의회가 서둘러 비준 절차를 마친 것은 미국을 국빈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연설을 다분히 의식한 것이다.
이날 하원에서 법안이 통과되자, 많은 미 하원 의원들이 방청석에서 표결 결과를 지켜보고 있던 한덕수 주미 한국대사에게 손을 흔들며 축하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한 대사는 표결 뒤 보도자료를 내어 “한-미 에프티에이 인준을 위해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감사드리며, 상·하 양원 의회 지도자 및 미국 국민들이 보여준 높은 지지에도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공화)은 하원에서 법안이 통과되자 오바마 대통령과 조지 부시 전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나타내며 “두 대통령의 신념이 법안으로 탄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있었을 때 처리되지 않아 다른 나라들이 자유무역 관계를 대폭 늘려나갈 때 미국은 주춤하며 경쟁력을 잃었다”며 정치 공세를 빼놓진 않았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날 밤 성명을 통해 “에프티에이는 미국 기업들이 상품을 한국·콜롬비아·파나마에 더욱 쉽게 팔 수 있게 만들 것”이라며 “그러나 미국 수출업자들이 가능한 조기에 혜택을 얻도록 이들 협정이 완전히 이행될 때까지 만족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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