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선언 11돌을 기념해 7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한겨레-인천 국제 심포지엄’ 제1세션 ‘미·중 관계와 한국외교의 선택’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찬룽 중국 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부국장, 서재정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국제관계대학교 교수, 윌리엄 오버홀트 미국 하버드대학교 케네디 정책연구센터 수석연구원, 송민순 민주당 국회의원,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 이희옥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최강 외교안보연구원 미주연구부 부장. 인천/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한국 외교 나아갈 방향
진찬룽 “인정 바라며 비판에 민감한 중국 특징 살펴야”
서재정 “MB 비핵개방3000 구상, 북·중 동맹강화 초래”
오버홀트 “미·중 협력모색, 금융위기·연평도 등에 흔들”
진찬룽 “인정 바라며 비판에 민감한 중국 특징 살펴야”
서재정 “MB 비핵개방3000 구상, 북·중 동맹강화 초래”
오버홀트 “미·중 협력모색, 금융위기·연평도 등에 흔들”
사회: 송민순 민주당의원
발제자: 윌리엄 오버홀트 하버드대 케네디정책연구소 수석연구원
진찬룽 중국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부원장
서재정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 6·15 남북공동선언 11돌을 기념해 7일 열린 ‘한겨레-인천 국제심포지엄’ 첫번째 세션에선 전통적인 한-미 동맹과 중국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속에서 한국 외교가 나아갈 방향을 짚었다. 송민순 민주당 의원(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세션에서 참석자들은 냉전 이후 20년간 계속됐던 미국 중심의 ‘단극화 시대’ 대신 새로운 관계 정립이 이뤄지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변화의 핵심에는 단연 중국의 부상이 놓였다. 1979년 개혁개방 정책 시행 이후 30년간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해왔고, 2009년 금융위기를 조기에 극복하며 일본을 누르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조명을 받고 있는 까닭(진찬룽 중국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이다. 윌리엄 오버홀트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정책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조지 부시 행정부 말기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기를 지나면서 ‘지2’(G2), ‘쌍두체제’로 불릴 정도로 중국과의 협력이 강조돼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두 나라의 협력관계가 무르익기도 전에 과연 중국이 의지할 만한 외교적 파트너인가에 대한 의구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천안함·연평도 사태 때 북한 정권 비호 태도를 보인 것 등은 중국에 대한 의구심을 키웠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는 “중국의 외교가 뭔가 성취하려는 게 아니라 문제를 회피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진찬룽 부원장은 중국의 독특한 ‘복합성’을 봐야 한다고 얘기했다. “수십년 동안 국제 시스템의 밑바닥에 머물렀던 중국은 스스로의 노력을 인정받길 원하는 동시에, 외부의 비난에 지나치게 민감해지는” 특성을 보이며 “(이로 인해) 실용주의에 따라 애매하고 회피하는 행동을 보여 중국의 국제적 행동은 일관성이 없고 왔다갔다하며 외부세계가 중국을 더욱 알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두 나라 사이에 끼인 한국(이명박 정부)은 “동맹국(미국)과 전략적 파트너(중국) 사이에 끼인 새우라기보다는 핵무기 비확산에서는 미국의 발목을 잡고, 동북아시아 지정학에서는 중국의 발목을 걸어 상황을 모두 악화시킨 ‘문제아’에 가깝다”는 게 서재정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의 분석이다. 서 교수는 미국의 클린턴·부시·오바마 행정부는 모두 북한 핵 문제를 대할 때 ‘거래에 기반한 비확산’이라는 프레임에 얽매여 되레 북한이 핵무기를 통해 지정학적 영향력을 키우게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여기에 힘의 논리, 선과 악의 대립 등에 바탕을 둔 ‘신앙에 기반한 현실주의’로 북한의 고립과 긴장 격화를 추구하는 정책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는 이를 위해 한-미 동맹을 강화했지만, 그 결과는 중국이 국익을 위해 추구하던 “평화와 안정”과는 대립되는 방향이었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아직도 관계가 불명확한 한국과의 전략적 동맹보다 북한과의 오래된 동맹관계에 무게를 두었고, 미국은 어느 때보다 큰 핵문제와 중국과 악화된 관계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이에 두 나라 사이에 끼인 한국이 “신앙에 기반한 현실주의를 역사의 쓰레기통에 버리고 지역정치 중심의 현실주의를 실천할 때”라고 촉구했다. 인천/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발제자: 윌리엄 오버홀트 하버드대 케네디정책연구소 수석연구원
진찬룽 중국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부원장
서재정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 6·15 남북공동선언 11돌을 기념해 7일 열린 ‘한겨레-인천 국제심포지엄’ 첫번째 세션에선 전통적인 한-미 동맹과 중국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속에서 한국 외교가 나아갈 방향을 짚었다. 송민순 민주당 의원(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세션에서 참석자들은 냉전 이후 20년간 계속됐던 미국 중심의 ‘단극화 시대’ 대신 새로운 관계 정립이 이뤄지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변화의 핵심에는 단연 중국의 부상이 놓였다. 1979년 개혁개방 정책 시행 이후 30년간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해왔고, 2009년 금융위기를 조기에 극복하며 일본을 누르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조명을 받고 있는 까닭(진찬룽 중국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이다. 윌리엄 오버홀트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정책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조지 부시 행정부 말기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기를 지나면서 ‘지2’(G2), ‘쌍두체제’로 불릴 정도로 중국과의 협력이 강조돼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두 나라의 협력관계가 무르익기도 전에 과연 중국이 의지할 만한 외교적 파트너인가에 대한 의구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천안함·연평도 사태 때 북한 정권 비호 태도를 보인 것 등은 중국에 대한 의구심을 키웠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는 “중국의 외교가 뭔가 성취하려는 게 아니라 문제를 회피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진찬룽 부원장은 중국의 독특한 ‘복합성’을 봐야 한다고 얘기했다. “수십년 동안 국제 시스템의 밑바닥에 머물렀던 중국은 스스로의 노력을 인정받길 원하는 동시에, 외부의 비난에 지나치게 민감해지는” 특성을 보이며 “(이로 인해) 실용주의에 따라 애매하고 회피하는 행동을 보여 중국의 국제적 행동은 일관성이 없고 왔다갔다하며 외부세계가 중국을 더욱 알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두 나라 사이에 끼인 한국(이명박 정부)은 “동맹국(미국)과 전략적 파트너(중국) 사이에 끼인 새우라기보다는 핵무기 비확산에서는 미국의 발목을 잡고, 동북아시아 지정학에서는 중국의 발목을 걸어 상황을 모두 악화시킨 ‘문제아’에 가깝다”는 게 서재정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의 분석이다. 서 교수는 미국의 클린턴·부시·오바마 행정부는 모두 북한 핵 문제를 대할 때 ‘거래에 기반한 비확산’이라는 프레임에 얽매여 되레 북한이 핵무기를 통해 지정학적 영향력을 키우게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여기에 힘의 논리, 선과 악의 대립 등에 바탕을 둔 ‘신앙에 기반한 현실주의’로 북한의 고립과 긴장 격화를 추구하는 정책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는 이를 위해 한-미 동맹을 강화했지만, 그 결과는 중국이 국익을 위해 추구하던 “평화와 안정”과는 대립되는 방향이었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아직도 관계가 불명확한 한국과의 전략적 동맹보다 북한과의 오래된 동맹관계에 무게를 두었고, 미국은 어느 때보다 큰 핵문제와 중국과 악화된 관계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이에 두 나라 사이에 끼인 한국이 “신앙에 기반한 현실주의를 역사의 쓰레기통에 버리고 지역정치 중심의 현실주의를 실천할 때”라고 촉구했다. 인천/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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