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국외서 직접 섭외
14개 언어당 3명 ‘번갈아’
14개 언어당 3명 ‘번갈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는 한국어·영어 등을 포함해 14개 언어당 3명씩, 모두 42명의 내로라하는 동시 통역사들이 총출동한다. 유럽연합(EU)을 포함해 회원국 정상 21명, 싱가포르 등 초청국 정상 5명, 유엔 등 7개 국제기구 대표 등 모두 33명의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하며, 이들의 언어가 다르다보니, ‘매머드급’ 통역요원들이 필요한 것이다.
통역은 영어를 중심으로 ‘이중 동시통역’(릴레이 통역) 방식으로 이뤄진다. 예컨대 이명박 대통령이 한국어로 말하면 한국 쪽 통역사가 이를 곧바로 영어로 동시통역하고, 이를 받아 다른 13개 언어권의 통역사들이 각국 정상들에게 다시 동시통역을 해 ‘시차 없는 의사소통’을 돕는다. 통역사들이 주로 영국식 영어에 익숙한 유럽 국가들에서 오는 데다 다자회의의 관례를 고려해, 이번 주요 20개국 회의에서도 영국식 영어가 통용된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대부분의 다자 국제회의는 해당국 정상들이 통역요원을 데리고 오지만,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와 이 회의의 의전을 답습한 주요 20개국 회의는 주최국이 통역사를 조직하는 게 관행으로 굳어져 있다. 이런 이유로 이번 정상회의 준비위원회는 지난 3월부터 한국어 통역요원 3명을 제외한 39명의 통역사를 외국에서 직접 섭외하고, 각국 정부한테 동의를 받는 작업을 해왔다.
통역 관련 일을 총괄지휘하고 있는 이진영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 교수는 “통역사 조직 작업은 한국으로선 처음 해본 일이라 큰 도전이었지만 다행히 명단을 본 각국 정부에서 만족해했다”며 “특히, 통역의 종주국으로 자부하는 프랑스가 단번에 좋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