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상황 어떻기에…
탈레반, 감옥 습격해 1200명 탈출
해병대 철수 연기…병력증파 요청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한국군의 재파병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진 아프가니스탄은 최근 치안 안정세를 보이는 이라크와는 달리, 탈레반 등 현지 저항세력의 힘이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들어 미군 수뇌부와 아프간 현지 지휘관들의 병력 증파 요청이 부쩍 늘고 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지난 달 “조만간 아프간 병력 증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며, 마이클 멀린 합참의장도 언론 인터뷰에서 “아프간에 1만명의 추가 파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주요 8개국(G8) 회담을 앞두고, 아프간에 3개 전투여단을 증파할 의향이 있다며 아프간 문제를 공론화했다. 특히 부시 행정부의 대테러전쟁에 비판적인,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도 지난달 중동·유럽 순방 때 “아프간 상황이 위험하고 긴급하다. 상황 악화를 되돌리기 위해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며, 이라크 미군의 아프간 전환 배치를 강조했다. 탈레반은 2001년 10월 미국의 아프간 침공 한 달만에 붕괴됐으나, 최근 들어 이른바 ‘신탈레반’ 세력이 급속히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유달승 한국외국어대 교수(중동연구소 상임연구원)는 “신탈레반은 친미 카르자이 정권에 반대하는 반정부 세력과 미국 등 외국군의 지배에 저항하는 반외세 세력, 그리고 이슬람 원리주의자와 토착 군벌까지 결합한 연합 세력으로, 아프간 국민들로부터 일정한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탈레반은 지난달 13일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의 감옥을 습격해 450여명의 탈레반을 포함해 1200여명의 죄수를 탈출시키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수도 카불 한복판에서 열린 전승기념식 행사장에서 폭탄테러를 감행했다. 지난달 31일 <워싱턴 포스트>는 알카에다의 지도부가 이라크를 떠나 아프간으로 거처를 옮기고 있다고 이라크 정보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 당국 관계자들도 이라크에서 세력이 위축된 알카에다가 아프간에서 인력 충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연말부터는 아프간 내의 대테러 전쟁의 교두보 역할을 하던 파키스탄마저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가 암살되는 등 정정이 불안해진 상황이다. 아프간 사태가 악화될 경우 파키스탄의 이슬람주의 세력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미국 입장에서는 최대 전략적 요충인 걸프만으로 진입하는 입구가 위협당하며, 중앙아시아로 통하는 입구를 봉쇄당할 우려가 높아진다. 아프간에 사활적 대처를 해야 하는 이유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해병대 철수 연기…병력증파 요청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한국군의 재파병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진 아프가니스탄은 최근 치안 안정세를 보이는 이라크와는 달리, 탈레반 등 현지 저항세력의 힘이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들어 미군 수뇌부와 아프간 현지 지휘관들의 병력 증파 요청이 부쩍 늘고 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지난 달 “조만간 아프간 병력 증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며, 마이클 멀린 합참의장도 언론 인터뷰에서 “아프간에 1만명의 추가 파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주요 8개국(G8) 회담을 앞두고, 아프간에 3개 전투여단을 증파할 의향이 있다며 아프간 문제를 공론화했다. 특히 부시 행정부의 대테러전쟁에 비판적인,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도 지난달 중동·유럽 순방 때 “아프간 상황이 위험하고 긴급하다. 상황 악화를 되돌리기 위해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며, 이라크 미군의 아프간 전환 배치를 강조했다. 탈레반은 2001년 10월 미국의 아프간 침공 한 달만에 붕괴됐으나, 최근 들어 이른바 ‘신탈레반’ 세력이 급속히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유달승 한국외국어대 교수(중동연구소 상임연구원)는 “신탈레반은 친미 카르자이 정권에 반대하는 반정부 세력과 미국 등 외국군의 지배에 저항하는 반외세 세력, 그리고 이슬람 원리주의자와 토착 군벌까지 결합한 연합 세력으로, 아프간 국민들로부터 일정한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탈레반은 지난달 13일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의 감옥을 습격해 450여명의 탈레반을 포함해 1200여명의 죄수를 탈출시키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수도 카불 한복판에서 열린 전승기념식 행사장에서 폭탄테러를 감행했다. 지난달 31일 <워싱턴 포스트>는 알카에다의 지도부가 이라크를 떠나 아프간으로 거처를 옮기고 있다고 이라크 정보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 당국 관계자들도 이라크에서 세력이 위축된 알카에다가 아프간에서 인력 충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연말부터는 아프간 내의 대테러 전쟁의 교두보 역할을 하던 파키스탄마저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가 암살되는 등 정정이 불안해진 상황이다. 아프간 사태가 악화될 경우 파키스탄의 이슬람주의 세력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미국 입장에서는 최대 전략적 요충인 걸프만으로 진입하는 입구가 위협당하며, 중앙아시아로 통하는 입구를 봉쇄당할 우려가 높아진다. 아프간에 사활적 대처를 해야 하는 이유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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